경제·금융

버스요금 내려야 한다(사설)

「복마전」이라던 서울시가 민선시장 시대에서도 여전히 그 불명예를 씻지 못하고 있다.이번 서울 시내버스 노선조정 비리사건은 업자와 공무원간의 유착관계가 얼마나 뿌리깊은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서울시 교통행정은 시민의 편이 아니라 업자를 편들어 주고 뇌물을 받아왔다. 버스업자의 적자 타령에 놀아나 수시로 요금을 올리고 업자의 요구대로 노선을 주물러 시민들을 골탕먹였다. 만성적자를 빌미로 운행중지니 파업이니 하며 시민의 발을 협박하던 업자는 엄청난 수익금을 빼돌렸다.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 이같은 비리가 여지껏 들통나지 않고 민선시대에까지 이어져 내려왔다니 이해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같은 유착비리가 교통분야에만 그치지 않고 건설이나 환경분야에도 없지 않다고 장담하기 어렵다. 걸핏하면 도로를 파헤치고 메우는가 하면 또 파고, 멀쩡한 보도를 뜯어고치는 일이 잦은 것을 보면서 고개가 갸웃해진다. 이러한 곳에도 비리가 없는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 서울시는 버스노선조정 비리와 관련, 실추된 명예와 신뢰회복을 위해 업자의 속임수 적자타령에 넘어가 올린 요금을 다시 내려야 한다. 서울시는 지난 7월 버스업체의 적자경영을 보전한다는 명분으로 요금을 17·6%나 올려주었다. 그러나 적자가 아니라 흑자를 냈고 수익금을 빼돌린 사실이 밝혀진 이상 과다 인상된 요금을 다시 조정해야 마땅하다. 당시 정부가 서울시 버스요금 인상률이 과다하므로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업자의 요구만을 받아들여 대폭 인상했던 것이다. 그 결과 소비자물가상승을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식으로 올리기를 거듭하여 90년 이후 5년 9개월만에 시내버스 요금이 2.8배나 올라 주차료, 전문대 납입금과 함께 상승폭이 가장 높았다. 요금 인상 요인을 다시 면밀히 조사해야 하고 이 조사에는 시민의 참여도 검토해 볼만 하다. 또 뇌물을 먹고 꼬불 꼬불 불합리하게 조정된 노선을 시민편에서 재조정해야 한다. 이와 함께 공동배차제, 버스업체의 대형화 공영화 등도 적극 검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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