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網개방·접속료 감면부담준 데이콤등 "공격영업 앞으로"
업계의 숙원이던 시내전화 가입자망 개방과 시외전화 접속료 감면이 이뤄짐에 따라 앞으로 유선 통신시장의 변화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공룡 한국통신은 수익 감소가 불가피해졌으며 한통과 경쟁해온 유선 통신업체들은 수익구조에 숨통이 트이고 나아가 시장 점유율 제고에 나설 수 있게 됐다.
◆ 시외전화망 접속료 인하
정보통신부가 최근 마련한 시외전화 경쟁 활성화 정책의 핵심은 접속료 감면이다. 시외전화 1대역(0~30km)에서는 가입자 선로 접속료를 면제해주고 2ㆍ3대역(30km 이상)에서는 매출액의 21%를 상한선으로 정해 접속료를 납부하도록 했다.
이는 분당 통화료에서 평균 20원 내오던 접속료를 15원으로 인하한 효과를 가져온다.
데이콤은 지난해 한국통신에 시외전화 매출의 43%인 619억원의 접속료를 냈다. 올해에는 제도 변경으로 167억원 정도를 감면받는다.
온세통신은 지난해 시외전화 매출 320억원 가운데 167억원을 접속료로 냈다. 올해는 400억원 매출에 215억원의 접속료를 내야 했지만 이번 변경으로 60억원을 줄일 수 있다.
데이콤이나 온세통신은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이번 접속료 인하로 적자 폭을 줄일 수 있게 됐으며 여력이 생긴 만큼 매출 확대 등 시장에서 좀더 공격적인 영업을 펼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한국통신은 이에 대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가입자 선로는 사용자가 전화를 쓰지 않은 동안에도 운용과 유지보수를 해야 된다.
그동안 이를 보편적 서비스 기금에서 보상받아 왔지만 손실분담률이 10%에 불과해 원천적으로 적자를 낼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데이콤과 온세통신에 접속료까지 감면해주면 한통은 정말 밑지는 장사를 하는 셈이 된다.
한통 관계자는 "접속료 감면액이 지난해 기준으로 볼 때 644억원(데이콤 498억원ㆍ온세통신 146억원)에 달한다"며 "이런 상황에서는 사업하기가 곤란하다"고 말했다.
◆ 시내전화망 개방
이번 시내전화망 개방으로 칼자루는 하나로통신과 두루넷이 쥐게 됐다.
양사는 이제 자기 입맛에 맞는 지역만 골라 망 투자 없이 선택적으로 서비스를 실시할 수 있다. 가입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중소도시 등에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가입자를 대폭 늘리고 반대로 지방 읍면 등의 지역에는 가입자 기반이 불충분하므로 서비스를 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즉 돈 되는 곳에서만 장사를 하면 되는 것이다.
정통부는 이번 시내전화망 개방의 배경으로 지역간 정보격차 해소를 들고 있지만 이는 업자들의 입장에서 볼 때는 전혀 상관 없는 얘기다. 또 한국통신의 시내전화망을 이용해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를 할 경우 품질을 높일 방안은 없다.
다만 치열한 마케팅 전쟁만 벌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안그래도 저가 덤핑 경쟁이 심한 초고속 인터넷 시장에서 품질은 도외시한 채 시장점유율 높이기에만 혈안이 될 것이란 얘기다.
한기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