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 콩 등 곡물의 식량자급율이 매년 최저 수준을 갈아치우는 등 식량 주권 상실에 대한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 또 한국의 곡물 주요 수출국인 중국이 순 수입국으로 전환되면서 곡물 수입의 절대량을 미국에 의존해야 될 것으로 보여 이에 대한 대책마련도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19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쌀, 대맥(보리), 대두(콩), 소맥(밀), 옥수수 등 곡물의 국내 소비량 중 4분의 3 가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쌀을 포함한 총 곡물의 식량자급율은 25%로 이웃나라 일본(30%) 보다 5% 포인트 낮은 상황이다.
농촌연 분석에 따르면 2004년 한해 동안 소비한 곡물은 총 2,000여만톤으로 이 가운데 500여만톤만 국내에서 생산될 뿐 나머지 1,500여만톤은 외국산 곡물이 자치하고 있다.
곡물별 식량자급율(04년말 기준)을 보면 쌀을 제외한 나머지 품목은 2.6%에 불과하다. 즉 97.4%를 수입으로 충당하고 있는 셈이다. 유형별로는 대맥(보리) 50.9%, 대두(콩) 6.2%, 옥수수(0.8%) 등이며 특히 소맥(밀)은 0.3%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곡물의 대미 수입 의존도는 갈수록 높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미국와 더불어 한국의 주요 곡물 수출국인 중국이 순 수입국으로 전환된 데 따른 것이다.
중국의 경우 2001년말 WTO(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하면서 곡물의 채소류 전환 등 농업 구조조정을 단행, 최근에는 옥수수를 제외하고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태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사는 “중국의 곡물 수입국 전환은 한국 입장에서 볼 때 미국으로부터 더 많은 곡물을 수입해야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동북아 곡물 시장 구조를 보면 한ㆍ중ㆍ일 등 3국의 곡물 수입 대미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질 것으로 보여 우리나라도 이에 대해 검토하고 대비책을 마련해야 될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