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 중국자본 투자 막는 제주


진성효


제주가 달라지고 있다. 삼다(돌·바람·여자)에서 유커(중국관광객)와 왕서방(화교자본)을 더한 '사다도(四多島)'로 통할 정도다.

촉매제가 바로 특별자치도만의 부동산투자이민제라 할 수 있다. 마땅한 합작사를 찾지 못하던 헬스케어타운 국책사업(의료특구)의 경우 세계적인 투자개발회사 녹지그룹과의 합작이 성사되고 민간 차원의 라온프라이빗타운 리조트가 성공적으로 분양되면서 화교자본 유치경쟁이 본격화됐다.


갑자기 변수가 생겼다. 최근 취임한 원희룡 지사가 "당분간 논란이 돼온 중국자본의 투자개발사업을 올스톱 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그간 이슈가 됐던 녹지그룹의 노형동 쌍둥이빌딩 드림타워(강원랜드 2배 수준의 카지노리조트 사업)와 세계 최대 복합 리조트인 신화역사공원 조성사업(리조트월드 제주프로젝트) 등을 이달 중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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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가 카지노에 대한 국민정서 탓에 부정적 정책을 펴고 있는 사이 유커를 잡기 위한 국가 간 총성 없는 경제 전쟁은 불붙고 있다. 패권이 미국과 유럽에서 아시아로 넘어오면서 일본도 불법이었던 카지노를 최근 합법화했다. 세계적으로 가장 규제가 강하다는 싱가포르도 규제철폐를 통해 2010년 카지노리조트를 개장하며 잭팟을 터뜨렸다.

박근혜 정부는 규제혁파로 카지노를 포함한 복합 리조트를 비롯해 의료관광과 마이스산업 등 고부가가치 관광산업을 통한 경제부흥에 올인하고 있다. 바로 지리적으로 환경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자리 잡은 제주가 시장의 주목을 받는 이유다.

아직 재심의 결과를 예단하기 이르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투자를 해달라고 해서 제주에 왔는데 지사가 바뀌었다고 기존 허가에 대해 제동을 건다면 자칫 등을 돌릴 수도 있다.

투자유치는 윈윈 게임이다. 유커 유치경쟁에서 성공하려면 투자자를 불안하게 해서는 안 된다. 이 기회를 잘 활용해 투자자와 제주가 장기적으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방안을 지혜롭게 모색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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