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부국(富國)이자 액화천연가스(LNG) 주요 수출국인 카타르가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중단을 전격 선언했다. 양국은 미국 기업들의 카타르 내 투자 및 사업조건 등을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왔다.
로이터통신은 4월30일(현지시간) 나세르 빈 하마드 알 할리파 주미대사가 “제 방향으로 가지 못하고 있는 미국과의 FTA 협상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알 할리파 대사는 카타르 일간신문 알 샤르크와 가진 대담에서 “지금의 협상은 마치 듣지 못하는 두 사람이 대화하는 꼴이며 이런 상황에서 (협상을) 계속할 필요가 없다”며 “시간을 갖고 재고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협상 중단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강대국들이 약소국의 이해에 반하는 조건을 강요할 때가 있으며 여기에 굴복하면 나중에 더 큰 요구에 직면할 수 있다”며 “카타르는 결코 이 같은 악순환에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 FTA를 체결하는 국가는 미국의 재정지원이나 자국 상품에 대한 미국의 특혜를 원하지만 카타르는 어떤 것도 절실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비록 세계무역기구(WTO) 자유무역협상이 지지부진하지만 이것이 타결될 경우 회원국 쌍방의 무역과 투자를 활성화시키는 데 충분할 것”이라며 미국과의 FTA 무용론을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