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弱달러 저지 '인식 공유' 큰 의미

韓·中·日 "환율안정 공조"<br>"급격한 환율변동은 바람직안해" 방어 의지 피력<br>29일 韓·日 외환당국 강도높은 시장개입 움직임<br>"中입장은 조금 다르다" 공동보조에 한계 시사도

한국과 중국ㆍ일본 3개국 정상이 달러약세에 대한 ‘공동대응’ 방안으로 내놓은 것은 “급격한 환율변동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기조공유’와 “구체적인 후속조치는 계속 논의한다”는 액션 플랜이다. ‘라오스합의’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우선 약달러를 막기 위한 ‘인식공유’다. 외환당국은 그동안 달러화 약세에 대응한 인근국가와의 공동보조를 원해왔다. 이광주 한국은행 국제국장은 최근 “타이와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들에서 환율 공조요청이 있었다”며 국가간 협력 가능성을 내비치면서도 “군소 국가들보다는 일본과의 공조가 절실한데 일본에서는 별다른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분위기는 지난주 말을 고비로 변화의 기운을 보여왔다. 지난주 한ㆍ중ㆍ일 재무차관회의를 다녀온 진동수 재정경제부 국제업무정책관은 “3개국 정상이 인식을 같이했다는 것 자체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진 정책관은 “중국과 일본 모두 환율을 방어하기 위한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며 재무차관회의 당시의 분위기를 전했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도 “국제 금융기관들이 아시아권 통화를 전체로 보고 포트폴리오를 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시아 주요국이 힘을 합쳐 대응한다면 일정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3개국간 인식공유는 29일 한국과 일본의 외환당국 움직임에서 확연하게 드러났다. 진 정책관은 “원ㆍ달러 환율이 지나치게 한 방향으로 치닫고 있다”며 한국은행과 공조해 적극적인 시장개입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지난 10월19일 이후 26일까지 유로화와 엔화가 각각 6.7%, 6.9% 절상됐는데 원화가치는 9.4%나 상승, 비정상적 상황이라는 것이다. “내년 외국환평형기금을 확대하는 등 나름대로 실탄을 마련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치면서 “미세조정을 하더라도 시장조절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며 강도 높은 개입을 예고하기도 했다. 일본도 엔화절상에 따른 정부 개입설이 다시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엔ㆍ달러 환율이 102엔까지 떨어지면서 일본정부의 외환시장 개입 전망이 제기돼왔다. 씨티그룹은 “현재 추세라면 100엔 이하로 떨어지지 않도록 일본정부가 방어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요사노 카오루 자민당 정책위원장은 “투기세력에 의해 엔ㆍ달러 환율이 이해할 수 없는 수준까지 떨어지면 엔 매도, 달러 매수로 개입을 단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본은 지난해 적극적인 외환시장 개입에 나섰지만 올 4월 이후 직접개입은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중국정부의 움직임도 보다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 정상회의에 참석한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는 “중국이 97년 아시아 금융위기 당시 위앤화 환율을 조정하지 않아 아시아 경제가 어려움에서 벗어나는 데 공헌했다”며 지금은 환율을 안정시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물론 3개국 정상간 인식공유가 무조건적인 공동보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3개국간 이해관계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재경부 고위 관계자는 “일본과는 대화의 채널이 항상 열려 있고 공유하는 측면이 크다”면서도 “중국은 (환율을) 고정해서 가야 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입장이 조금 다르다”며 공조에 한계가 있음을 시사했다. 3개국 공조의 열쇠를 ‘중국’이 쥐고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진 정책관도 “공조라는 용어를 쓰기 위해서는 원화가 ‘기축통화’ 로서의 역할을 해야 한다”며 공동 움직임에 한계가 있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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