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주 80시간 근무·해외연수 보장… '품귀' 외과 전공의 모셔라

가톨릭의대 '외과살리기' 선포

외과 기피·인력부족 심해지자

노동강도 축소 등 당근책 제시


힘들고 고된 외과 전공을 기피하는 의사들이 늘면서 대학병원들의 외과 전공의(레지던트) 모집에 비상이 걸리자 급기야 주당 80시간의 근로시간 준수와 해외연수를 보장하겠다는 파격조건을 내건 병원까지 나왔다. 주당 80시간은 현재 법적으로 보장된 전공의 근로시간이지만 현실적으로 잘 지켜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 노동강도를 줄여 어떻게든 외과 전공의를 끌어오려는 '고육지책'으로 보인다.

19일 가톨릭대 의대에 따르면 학교법인 가톨릭학원은 최근 서울 서초동 법인 성당에서 가톨릭중앙의료원장과 가톨릭대 의대 외과 주임교수, 100여명의 외과 의료진 등이 참석한 가운데 외과 살리기를 위한 비전 선포식을 개최했다.


가톨릭대 의대 산하에는 서울성모병원 등 8개의 부속병원이 있으며 매년 20명 안팎의 외과 전공의를 선발하고 있으나 지난 2007년 이후 9년 연속으로 지원자가 미달돼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이런 현상은 다른 대학병원도 마찬가지로 지방에서는 단 한 명의 외과 전공의를 확보하지 못한 병원도 많다. 실제 대한병원협회의 2015년도 전공의 모집현황에 따르면 외과의 경우 209명 모집에 불과 124명만 지원해 지원율이 58%에 그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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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외과 전공의 모집이 어려워지자 가톨릭대 의대는 외과 전공의에 대해 주당 80시간 근무 보장과 4년 차 전공의 전원 해외연수, 인센티브 제공 등의 혜택을 제시했다.

가톨릭대 의대 측은 "외과 전공의 지원자들에 대한 파격적 대우를 선언한 것은 현재 우리나라의 외과가 이른바 3D 업종으로 불릴 만큼 어렵고 위험하면서도 보상은 미흡한 진료과로 분류돼 전공의 지원자들의 기피 대상이 됐기 때문"이라며 "일단 가장 인력난이 심한 외과 전공의부터 혜택을 부여한 후에 앞으로 다른 과로 대상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단 의료계는 전공의 근로시간 단축을 통한 해결책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전공의 부족은 일선에서 수술을 담당해야 할 전문의 부족현상으로 이어지면서 환자의 안전 이상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의 조사에 따르면 전공의의 15%가 하루 2시간 수면으로 버티며 36시간 이상 연속근무한 경험이 있는 전공의의 비율도 40%에 달했다.

그동안 의료수가 인상이나 전공의발전기금 등의 여러 대안이 제시됐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는 도움이 되지 못했다. 대한전공의협의회 관계자는 "과거에는 병원 간판이나 지도교수의 명성이 병원 선택의 주요 기준이었지만 최근에는 전공의들의 수련환경이나 의국 분위기도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며 "전공의들의 적정 근로시간 준수가 더욱 확산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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