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세계경제의 새 불안요인 超엔高

엔화가치가 치솟으면서 일본경제는 물론 세계경제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엔화는 지난주 말 뉴욕외환시장에서 장중 한때 달러당 75엔 수준까지 떨어져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일본은행은 이달 초 4조5,000억엔을 투입한 데 이어 추가로 시장개입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엔고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엔고현상은 미국과 유럽의 재정위기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글로벌 자금이 상대적 안전자산으로 평가되는 엔화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엔화강세는 당분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미국ㆍ유럽의 재정위기가 당장 해소되기 어렵고 엔화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얼마간 계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같은 엔화강세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양면적이다. 자동차ㆍ조선ㆍ반도체 등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수출업계에는 가격경쟁력 제고 등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그러나 일본에 대한 부품 및 소재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는 부정적이다. 보다 심각한 것은 엔고가 장기화될 경우 일본 및 세계경제 침체를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일본은 지난 3월 대지진으로 수출과 생산이 타격을 받으면서 2ㆍ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동기 대비 0.3% 감소해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이어지고 있다. 엔고가 계속되면 일본 기업의 경쟁력이 약화돼 일본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디플레이션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일본경제의 불황이 심화하면 세계경제의 회복도 그만큼 어렵게 된다.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도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미국과 유럽은 재정위기로 어려움에 빠져 있고 중국도 고물가 때문에 긴축정책을 펴고 있는 가운데 일본마저 엔고 수렁에 빠져들고 있는 형국이다. 세계경제의 후퇴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본 당국이 엔고저지를 위해 지나치게 개입할 경우 환율전쟁을 촉발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지나친 엔고현상은 단순히 일본만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경제의 새로운 불안요인이다. 글로벌 경제불안 장기화 가능성에 대한 대응력을 높여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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