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글로벌 포커스] 美 제조업 자존심 보잉, 글로벌 항공 맹주 위상 되찾나

야심작 대형여객기 747-8 공개… '787 드림라이너'는 3분기 투입<br>車조립 개념 '린시스템' 도입등 비용절감·생산성 향상에도 적극<br>"에어버스에 빼앗긴 주도권 회복"

보잉의 주력기종을 생산하는 에버렛 공장 전경. 농구장 900개가 들어갈 수 있는 이 공장은 단일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 사진제공=보잉

보잉이 야심작 747-8 공개를 하루 앞서 12일(현지시간) 둘러본 워싱턴주 에버렛 공장은 미국 제조업의 자존심인 항공산업의 심장이다. 747-8, 767, 777, 787드림라이너 등 보잉의 주력기종을 생산하는 이 공장은 거대한 규모로 찾는 이들을 압도한다. 농구장 900개가 들어갈 수 있는 39만9,000㎡로 세계최대 단일공장으로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 천장 높이도 9층 빌딩에 해당한다. 이 공장은 6개의 구역(bay) 나눠 기종 별로 생산하는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방문한 날은 토요일이었지만, 평일과 마찬가지로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금융위기 이후 위축됐던 항공기 발주가 늘어나면서 생산이 활기를 띠고 있다. 데이비드 리스 시니어 매니저는 "에버렛 공장에서는 3만명의 직원들이 24시간 3교대로 일하고 있다"며 "한달에 평균 20대 정도의 항공기를 생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등 다른 제조업들의 주도권을 속속 넘겨주고 있지만, 항공산업은 여전히 미국이 최고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에버렛 공장은 보여주고 있다. 공개된 공장구역내에서는 747-8의 조립이 한창 진행되고 있었다. 동체조립을 끝내고 엔진장착 등이 진행중인 최종단계(financial) 3대를 비롯 6대의 747-8이 동시에 제작되고 있었다. 항공기 한대를 조립하는 데는 대략 600만개의 부품이 들어간다. 보잉은 이 가운데 3분의1은 자체제작하고 나머지는 절반씩 미국과 해외 협력사로부터 조달하고 있다. 부품공급업체 가운데는 대한항공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국내사들도 포함돼 있다. 보잉은 적기공급, 완벽한 품질을 자랑하는 한국 협력사들을 최고의 협력 파트너로 손꼽고 있다. 활발하게 돌아가는 에버렛의 공장의 모습과는 달리 항공산업의 맹주였던 보잉의 위상은 갈수록 흔들리고 있다. 6년 만에 되찾았던 세계 최고의 상업용 항공기 1위 자리를 지난해 다시 에어버스에 내줬다. 에어버스는 지난해 574대를 수주하고 510대를 인도한 반면, 보잉은 530대 수주에 462대를 인도하는 데 그쳤다. 항공산업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기대되는 야심작 '787 드림라이너'의 인도는 당초 올 2월에서 3ㆍ4분기로 또 미뤄졌다. 당초 계획도 3년 이상 늦어진 것. 보잉은 현재 800대가 넘는 787기를 수주했지만, 인도 연기로 인해 100억 달러이상을 물어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장기적으로는 중국의 부상도 위협요인이다. 지난달 GE는 중국에 고속철도 기술을 넘겨받는 대신 중국항공산업공사(AVIC)와 합작기업을 만들어 항공기술을 전수키로 했다. 중국은 보잉 737과 에어버스 320 등과 경쟁할 수 있는 중형기 C919를 오는 2016년까지 개발완료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중국은 자체적인 수요도 엄청나게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잉의 또 다른 위협요소가 될 전망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보잉 매출의 40%를 차지하는 전투기 등 군용항공기는 미국의 예산삭감으로 인해 타격을 받고 있다. 보잉은 이 분야에서 20%의 인력을 감축한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보잉은 이 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비용절감, 생산성 향상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보잉은 과거 가만히 세워놓고 항공기를 제작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한 시간에 약 5인치(2.54cm)씩 이동시키면서 제작하는 린(lean)시스템을 도입했다. 자동차 조립과 흡사하는 개념이다. 이를 통해 하루 생산대수를 현재 38대에서 42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보잉은 앞으로 항공기 수요가 허브공항 연결대신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중소형기 위주로 재편될 것으로 전망하고, 787이 투입되면 상황이 크게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29년까지 세계적으로 3만1,000대의 신규수요가 예상되는데, 이 가운데 대형여객기는 6%에 불과하다는 것이 보잉의 전망이다. 랜디 티세스 상용기 마케팅담당 부사장은 "전체 수요의 절반이 몰리는 중형기 분야에서 787이 나오면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보잉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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