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교수팀이 작년 12월 스웨덴의 노벨상 선정기관에 '공동연구 자금' 명목으로 송금한 거액의 돈은 실제로는 기부금(donation)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연구소(KI)의 얀 칼스테트-두케 연구처장은 1일 연합뉴스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과학기술부 산하단체 한국과학재단 명의의 확인서를 공개했다.
올 1월5일자로 된 이 확인서에는 "한국과학재단측은 411만8천643 스웨덴 크로나(50만5천달러)를 기부했으며, 이 돈은 `고성능 유세포분류기'(advanced flowcytometer) 등의 구입용"이라고 명시돼 있다.
KI측의 이같은 주장은 공동연구를 위한 기기 구입비 명목으로 50만5천달러(5억5천550만원)를 KI측에 송금했다는 황교수측 설명과는 맥락이 다른 것이다.
KI측이 밝힌 확인서 내용이 사실이라면 `황교수 노벨상' 로비를 위해 황교수 후원금으로 기부가 이루어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을 만하다.
이와 관련, 칼스테트-두케 처장은 e-메일 답변에서 "이미 유세포분류기 등 장비는 KI 연구실에 설치가 끝난 상황"이라며 "KI측에 주어진 기부금으로 산 설비인 만큼 한국에 반환하거나 구입금을 환불해 줄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기부금'이 결정된 배경에 대해 칼스테트-두케 처장은 "(서울대 측과) 협약을 맺은 뒤 한국과학재단이 프리센 교수의 실험실에 공동연구와 관련해 지원을 해주고 싶어했다"며 "프리센 교수가 고성능 유세포측정기가 필요하다고 하자 2005년 여름(6월)께 과학재단측이 이 기기 비용을 부담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KI는 스웨덴의 명문 연구기관으로 노벨 생리의학상은 이 곳 교수 50명이 모인회의에서 선정, 수여한다. 서울대와 KI는 2005년 4월 황 교수와 KI의 요나스 프리센(Jonas Frisen) 교수 사이의 줄기세포 공동 연구 협약을 맺었다.
이에 대해 과학재단의 국제협력 업무 관계자는 "(이번 기부금 건이) 조직 내에서 논의가 된 것인지 잘 모른다"며 해명을 거부했다.
KI측은 기부금 전달 과정 등에서 주로 접촉한 사람은 한영우 박사였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칼스테트-두케 처장이 공개한 과학재단 명의의 확인서에는 서명인이 `한국과학재단 고문 한영우'로 돼 있어 한 박사가 송금 과정 등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칼스테트-두케 처장은 "(기부금) 송금과 관련된 세부사항은 한 박사와 논의해서결정했다"며 "황 교수팀과는 기금 전달과 관련해 직접적으로 접촉한 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과학재단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한 박사는 재단측에 공식 직함을 갖고 있는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한 박사는 노벨 박물관의 수석 자문관을 맡고 있는 스웨덴 국적의 한국인으로스톡홀롬의 한국 대사관을 출입하며 노벨상과 과학 분야에 대해 조언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