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최근 발표되는 경제지표들이 일제히 경기회복이 본 궤도에 올라섰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다만 관건이 되고 있는 고용에서는 실업률이 21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반면 일자리 창출은 예상 치에 크게 밑돈 것으로 나타나 고용사정이 탄탄한 회복세로 돌아섰다고 단정짓기에는 다소 미흡한 모습이었다. 4일(현지시간) 미 노동부는 1월 실업률이 9.0%로 전월의 9.4%에 비해 무려 0.4%포인트 급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09년 4월 이후 최저치이며 당초 시장전문가들의 예상치인 9.5%보다 훨씬 개선된 것이다. 실업자수가 59만 명 감소하고 노동인력이 16만2,000명 줄어든 점이 실업률 하락의 주요 요인으로 분석됐다. 반면 지난달 비농업부문 고용(일자리 수)은 3만6,000명이 증가해 시장전문가들의 추정치인 14만∼15만 명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노동부는 1월 중 폭설의 영향으로 건설부문과 운송부문의 고용이 악화돼 일자리 창출 규모가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폭설로 인해 없어진 일자리는 약 8만개로 추정된다. 비농업부문 가운데 민간부문 고용은 5만 명 증가한 반면 정부고용은 1만5,000명 감소했다. 부문별로는 제조업에서 일자리가 4만9,000개 늘어 1998년 8월 이후 12년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기록했다. 소매유통 부문의 일자리도 2만8,000개가 늘어 1년 만에 가장 양호한 실적을 보였다. 1월 고용통계에 대한 해석은 엇갈리고 있다. 뉴욕 소재 투자회사인 제프리 앤 컴퍼니의 워드 맥카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폭설이 일자리 창출의 걸림돌이 됐지만 고용시장이 개선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실업률 하락은 구직단념자들의 증가에 따른 것일 뿐이며 겨울 날씨의 영향을 감안하더라도 일자리 창출이 예상보다 크게 떨어진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번 주 고용지표에 앞서 나온 다른 지표들은 모둔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며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공급관리자협회(ISM)이 발표한 1월 비제조업 지수의 경우 59.4로 전월의 57.1에서 상승한 것은 물론 지난 2005년 8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50을 상회하면 경기 확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의미다. 제조업의 회복세도 뚜렷하다. 1월 ISM 제조업지수는 60.8로 지난 2004년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상무부가 발표한 12월 공장주문은 전월대비 0.2% 증가한 4,268억 달러로 나타났다. 미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도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미 북동부 지역을 강타한 폭설에도 불구하고, 갭, 리미티드 등 주요 의류업체와 메이시즈 등 유통업체들의 매출이 호조를 보였다. 또 최근 공개된 1월 미국의 자동차 판매실적을 보더라도 GM, 포드, 크라이슬러 등 이른바 '빅3'는 각각 전년동월대비 22%, 9.2%, 2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