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새지평 여는 롯데월드몰] 쇼핑·관광·레저가 하나로… 월드클래스 복합몰 꿈꾼다



1988년 11월. 극동의 작은 분단국가가 세계적인 스포츠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는 전국민적 흥분이 채 가라앉기도 전, 올림픽 중심지였던 잠실벌에 또 한번 세간의 시선이 집중됐다. 바로 규모가 '동양 최대'인 백화점이 문을 연 것. 소공동 본점에 이은 롯데백화점의 두번째 점포인 잠실점은 규모가 지하 1층에 지상 10층, 연면적은 9만2,500㎡에 달했다. 기존 유명 브랜드 매장은 물론 여성 맞춤복 코너, DIY 매장, 얼굴전신관리실, 체력관리상담실 등 이색 매장과 편의시설도 등장했다. 개점 기념 행사로는 수입 자유화 조치에 힘입어 가깝지만 낯설기만 했던 나라, 중국 상품 기획전이 열렸다.

백화점과 함께 국내 최초 대중양판점인 새나라슈퍼백화점도 문을 열었고 백화점과 슈퍼백화점 사이에는 저잣거리, 할인매장 등이 줄줄이 이어져 쇼핑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세계 최대' 규모를 인정받아 기네스북에 올랐다는 다보탑 형태의 12m짜리 백화점 샹들리에는 그 자체만으로도 신기한 '볼거리'였다. 그런데 10개월 후에는 미국 디즈니랜드 같은 초대형 놀이시설까지 석촌호수를 끼고 백화점 옆에 문을 연다고 했다. 사람들은 이곳을 한번 방문해서 하루 종일 놀고 먹고 쇼핑하고 싶은 곳으로 여기기 시작했다. 연면적 59만9,300㎡의 국내 최초 복합몰 '롯데월드'가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었다.

1980년대 후반 호텔, 백화점에서 면세점, 테마파크, 박물관까지 모두 갖추고 문을 연 '롯데월드'는 국내 유통·관광 복합시설의 효시다. 당시엔 '복합몰'이나 '몰링'이라는 개념이 없어 복합유통단지 또는 종합위락시설 등으로 불렸지만 롯데월드는 오늘날 서울 도심 곳곳에 자리 잡은 2000년대 복합몰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하지만 롯데그룹은 만족하지 않았다. 롯데월드 운영 과정에서 서로 다른 시설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않아 시너지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점을 인지했고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더 크고 더 높은 '제2 롯데월드' 조성에 나섰다. 도심 속에 또 하나의 미니 도시를 건설하는 일인 만큼 추진 과정에서 설계변경, 안전·교통문제 등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지난 달 롯데그룹은 국내에선 볼 수 없었던 형태의 새로운 복합몰 '롯데월드타워·롯데월드몰'을 마침내 일반에 공개했다.

관련기사



아직 공사가 진행 중인 타워를 제외하고 먼저 문을 연 저층부 롯데월드몰은 초대형 복합몰의 정석이다. 초고층 부문을 제외한 연면적은 42만8,934㎡. 과거에 비해 한층 높아진 소비자의 소득 수준과 눈높이에 맞춰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 쉴거리를 모두 담았다. 에르메스 플래그십 스토어 등 럭셔리 브랜드가 즐비한 국내 최대 명품관을 비롯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브랜드를 보유한 시내 면세점, 세계 최대 스크린을 품은 영화관, 국내 최대 프리미엄 가전 전문점, 국내 최장 수중 터널을 보유한 아쿠아리움을 방문객의 동선에 맞춰 짜임새 있게 배치했다. 또한 입점 브랜드 수만 1,000개에 육박하고 이중 롯데월드몰을 통해 국내에 첫선을 보인 브랜드가 50개에 달한다. 계절과 날씨에 상관없이 1930년대 종로거리나 1960년대 명동거리를 거닐어보고 아이들과 함께 편안하게 전용관에서 영화를 볼 수 있다. 브런치는 물론 밤늦은 시간까지 록 음악을 즐길 수도 있다. 백화점 VIP 고객이라면 전용 시설과 서비스 이용도 가능하다.

롯데월드몰이 몰랫(mall rat·생쥐처럼 몰을 돌아다니는 10~20대)에서 몰리(mallie·몰에서 문화생활을 즐기는 젊은 여성), 몰워커(mall walker·운동하듯 몰을 구경하는 사람)까지 모두 불러들이는 '메가 몰링'의 중심지가 될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롯데월드몰은 국내는 물론 아시아를 대표하는 월드 클래스 복합몰을 지향한다. 특히 기존의 롯데월드와 2016년 말 롯데타워까지 완공되면 외국인 방문객도 몰링에 동참하는 아시아 대표 랜드마크가 될 수 있다는 게 롯데그룹의 기대다. 다시 말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에비뉴엘 월드타워점과 면세점에서 명품을 사고, 쇼핑몰에서 한국 전통의 맛을 본 후 롯데월드 어드벤처에서 롤러코스터를 타거나 555m 높이의 세계 최고 전망대에 올라 서울의 야경을 감상하는 필수 방문 코스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롯데월드몰 사업 시행사인 롯데물산의 이원우 대표는 "롯데월드몰은 쇼핑·문화·관광·레저가 한 데 모인 신개념 복합공간으로 오픈 후 연간 매출이 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국내 관광사업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