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욕은 충만한데 여건이…."
이번 조사에서 기업들은 투자 확대와 리스크 감수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나타냈지만 투자 여건은 여전히 불만족스러운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분야별로는 반도체·화장품·자동차의 투자지수가 높았으며 건설·철도·철강 등은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우선 기업들의 전반적인 투자심리는 지난해 하반기에 실시된 조사 결과보다 개선됐다. 실제 투자 실적을 나타내는 투자추세지수와 투자 의욕을 의미하는 투자심리지수는 각각 107.9, 161.9로 지난해 하반기의 73.7, 160.1보다 올랐다. 200점에 가까울수록 기업들이 투자에 적극적이라는 뜻이다. 올해 지난해보다 더 많이 투자할 계획인지를 묻는 조사 항목에서 '그렇다'고 응답한 기업은 54.7%를 차지했다.
또 현재의 투자 계획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인지를 묻는 항목에서 '그렇다'고 답한 기업이 89.5%에 달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경기 부진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의 투자 의욕이 강하다고 평가했다.
'다소 리스크가 있더라도 신사업을 발굴·확대할 계획인가'라는 질문에도 72.4%가 '그렇다'를 택했다. 다만 '수익이 기대된다면 아무리 투자 리스크가 크더라도 투자하겠다'고 답한 기업은 전체의 33.3%로 리스크를 무릅쓰려는 정도를 나타내는 기업가정신지수는 105.7에 그쳤다. 지난해 하반기 조사(107) 때보다 떨어진 수치다.
투자환경·의지·성과·심리 등을 종합한 투자종합지수도 그리 높지 않았다. 올해 투자종합지수는 지난해 하반기(110.1)보다 오른 120.2를 기록했지만 지난 2011년 상반기(143.6)와 비교하면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는 투자 여건에 대한 불만족 탓인 것으로 분석된다. 투자여건지수는 79.3으로 지난해 하반기의 72.1보다는 높아졌지만 여전히 중간값인 100도 넘지 못했다. 기업들은 '현재의 투자 여건에 만족하느냐'는 질문에 73.3%가 '그렇지 않다'고 답했고 앞으로의 투자 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하는 기업도 52.6%로 절반 수준에 그쳤다. 나머지 절반은 비관적인 전망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예상보다 느린 경기 회복 속도와 환율 변동, 정부 규제 등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히 기업들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별로 보면 반도체·화장품·자동차 산업의 투자종합지수가 각각 170.0, 170.0, 145.3으로 높게 나타났다. 특히 반도체 분야의 투자추세·투자심리지수, 화장품 분야의 투자심리·투자성과지수가 각각 200을 기록하는 등 호조 상황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건설과 철도 부문의 투자종합지수는 각각 85.7, 80으로 매우 낮았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관련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과 규제 완화, 인센티브 확대 등의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철강(90)과 물류(91.7) 등도 낮은 수준이었다.
산업별 투자여건지수에서는 자동차(160.0), 반도체(150.0), 화장품(150.0), 항공(125.0)을 제외하면 모두 100 이하였다. 현재의 투자 여건과 앞으로의 투자 여건 개선 가능성에 대해 대부분의 기업이 만족하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