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 송석찬(52·대전 유성) 의원은 18일 “작년 6월 민주당 분당사태를 겪으며 정치에 회의를 느껴 이번 총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수뢰 혐의 등으로 구속되면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던 송영진(충남 당진) 의원도 전날 “사랑하는 당에 더 이상 누를 끼칠 수 없다”며 변호인을 통해 탈당계를 냈다. 이에 따라 우리당 의석은 46석으로 줄었다.이들은 공교롭게도 모두 지난 대선 당시 비노(盧)ㆍ반노 입장에서 후보단일화를 추진했던 `후단협` 소속. 앞서 9일 우리당에서 처음으로 불출마 뜻을 밝혔던 설송웅(서울 용산) 의원은 후단협 간사를 지냈었다. 후단협 출신이지만 공천을 신청한 김명섭(서울 영등포 갑) 의원도 고민이 많다는 후문이다.
송석찬 의원은 “그 동안 총선 불출마 입장을 주위에 수 차례 밝혔으나 주변에서 믿질 않았다”며 “공천 신청도 내 뜻과는 상관없이 보좌진 선에서 이뤄진 일”이라고 말했다. 정동채 홍보기획단장은 “송석찬 의원은 자신의 측근들이 후원회에 참석한 지역 구민에게 식사를 제공한 혐의로 구속된 데 책임을 지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이라고 말했다. 송영진 의원 탈당에 대해 우리당 지도부는 “정치적 선언인 만큼 탈당계의 효력은 즉시 발생한다”며 내심 반기는 분위기였다.
우리당 관계자들은 이 같은 후단협 의원들의 잇단 낙마에 대해 “비리나 개인 사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정치 활동을 접는 것”이라고 이해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일각에선 “대선 때 반노ㆍ비노로 활동했다는 이유로 당내에서 적잖은 설움과 차별을 당했던 게 사실”이라며 “그런 사정도 이들이 결심하는데 적잖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박정철 기자 parkjc@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