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휴대폰 가격파괴 ‘갈등’

◎서비스업체­손실 보전위해 “싸게 달라”/제조업체­“부담 왜 우리에 떠넘기나”지난해 4월 CDMA(부호분할다중접속) 방식의 디지털 이동전화가 처음 나올 때만해도 휴대폰 값은 70∼80만원선. 같은 해 11월 신세기통신이 휴대폰 가격을 파격적인 25만원으로 낮추고 SK텔레콤이 이를 따르면서 휴대폰 가격파괴는 시작됐다. 현재 휴대폰 가격은 10∼30만원으로 일부 구형 모델은 10만원 밑으로 떨어진 상태다. 업계에서는 가격파괴의 원인을 휴대폰 대량 생산에 따른 단말기 생산가격 하락과 서비스업체들이 대리점에 지급하는 보상금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그러나 제조업체들은 『이동전화 서비스업체들이 휴대폰 가격파괴의 부담 중 일부를 제조업체로 떠넘기고 있다』며 『예를 들어 휴대폰의 적정 가격이 50∼60만원이라면 서비스업체들이 이를 40∼50만원에 제공하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유통체제로는 서비스 업체들에게 휴대폰 판매를 전량 의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제조업체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원가 이하의 휴대폰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제조업체측은 『하루빨리 정상적인 유통체제가 확립돼야 한다』며 『이대로는 제조업체들이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서비스업체들은 『현재 유통구조에서 제조업체들은 유통비를 줄일 수 있을 뿐아니라 대량 구입으로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다』며 『휴대폰 공급 가격이 결코 낮은게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SK텔레콤의 한 관계자는 『삼성·LG·현대가 어떤 회사인데 적자를 보며 팔겠느냐』며 『적자를 본다면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라든지 나름대로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제조업체들의 불만은 다소 엄살이며 공급가격을 높이려는 전략이라는 시각이다. 업계에서는 『휴대폰 가격파괴는 이제 불가피한 시대적 흐름』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서비스업체와 제조업체는 경쟁업체가 아니라 통화품질 향상과 해외진출을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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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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