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영어학습 "무조건 통째로 외워라" 복고바람

영어학습시장에 '통째로 암기'하는 복고바람이 불고 있다.30~40대들에게 익숙한 영어 학습법인 '무조건 통째로 외우기'가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다시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특히 암기 학습법으로 시장에 진출한 회사들이 속속 성공을 거두면서 영어회화 시장을 주도하고 있으며, 한 회사는 미국에 지사를 개설하고 해외 교포들을 대상으로 교재를 판매해 이른바 역수출까지 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회화학원에서도 암기를 강조하고 있으며, 인터넷 영어회화 사이트도 암기학습을 위주로 하는 곳이 늘고 있다. ◆인지학습법으로 시장주도 인지학습법으로 가장 유명한 곳은 세스영어(www.cesenglish.co.kr)다. 먼저 문장 암기 학습법을 가장 먼저 도입해 대중화 시킨 세스영어는 일상생활에 필요한 기본문장 1,200개를 무조건 암기시키고 있다. 기본 교재인 테이프의 경우 똑같은 문장을 각각 다른 억양, 다른 톤으로 계속 반복해서 들려준다. 이처럼 반복해서 듣다 보면 저절로 문장을 암기하게 되고 또 문장을 암기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말도 할 수 있다는 게 세스영어 관계자의 주장이다. 세스영어에서 나오는 초등학생 대상 영어 전문 학습지인 '통문장 영어'의 기본 원리도 역시 인지학습 이론에 근거한 암기법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 미국에 지사와 총판을 개설해 교포들을 대상으로 교재를 판매하고 있다. 또 '미친영어'도 문장을 통째로 암기하는 방식이다. 초등학교 4학년때부터 매일 다섯 문장씩 외우면 중학생이 되었을 때 5,500개가 넘는 문장을 말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인터넷ㆍ회화학원도 암기바람 지난 4월부터 인터넷으로 '구구스터디 영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구구스터디(www.99study.com)도 '기억학습 원리'를 활용하고 있다. 학생이 인터넷으로 홈페이지에 접속해 그날의 학습목표에 맞는 기본 영어 문장 두 개를 약 15~20분간 99번 듣고 따라 말하면서 문장을 통째로 암기하는 것이다. 또 암기한 문장을 영화관, 교차로, 사막 등 10여 개의 기초장면과 연상시켜 외우게 해 오랫동안 기억하도록 한다. 이런 식으로 4개월간 프로그램을 따라 하면 10여종이 넘는 초.중등 교과서에 나오는 중요한 영어 문장 99개를 익힐 수 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일반 회화학원과 달리 스파르타식 교육으로 유명한 SDA(Seven Days Advantages) 영어학원의 수업도 '반복학습 테스트'(Drill Test)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 학원의 수강생들은 매 강의시간마다 교재에 나와있는 각 과별 예문을 모두 외워야 한다. 또 강의시간에 교사가 무작위로 학생을 지적, 질문을 던지므로 강의 범위 전체를 암기해야만 한다. 사실 대부분의 영어 회화 학원이 기본적으로 교재를 가지고 있긴 하지만 실제 수업에서는 교재를 이용하지 않고 자유 주제에 따른 자유대화(Free Talking)가 주를 이루는데 반해 SDA는 문법을 가장 강조하고 있는 셈이다. ◆명장 김규환 학습법 초등학교 학력으로 5개 국어를 독학해 마당 쓸던 청소부에서 대한민국 최고의 명인명장으로 성공하기까지의 수기집 '어머니 저는 해냈어요'라는 책으로 화제가 된 김규환 씨도 암기신봉자다. 그는 5개 국어를 하루에 한 문장씩 A4용지 10장에 적은 다음 문장 밑에 한국어로 발음을 써놓고 집안에서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붙여 놓았다. 그리고 하루종일 수없이 반복해서 외우기 시작했다. 이런 방법으로 하루에 한 문장씩 6개월 동안 무조건 외워 총 180문장을 외웠다고 그 덕분에 회화 공부 시작한 지 1년 만에 통역사 없이도 외국인과 자유자재로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김씨는 "사실 우리가 평소에 쓰는 한국말은 하루 평균 180문장도 되지않고 어휘도 최대 200개에 불과하다"며 "매일 한 문장씩만 외운다 해도 1년이면 한가지 외국어를 완전히 익힐 수 있다"고 말했다. 최석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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