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수출입 관련 환가료를 내린지 얼마 안된 시점에 외화예금의 금리를 일제히 인하하기 시작했다. 외화예금 부분의 만성적인 역마진 구조를 개선키 위한 게 표면적인 목적이지만 일각에선 환가료 인하로 줄어든 마진을 보전하려는 게 아닌가라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29일 금융계에 따르면 신한·한미은행 등을 필두로 각 은행들이 외화예금 금리를 일제히 인하하거나 준비하고 있다.
한미은행은 지난 24일 1개월 이상 외화예금의 금리를 한꺼번에 0.6%포인트나 기습 인하했다. 이에 따라 1개월 이상물은 리보(런던은행간 금리)에 0.80%포인트를 더한 수준, 3개월 이상은 0.80%포인트를 더한 수준까지 떨어졌다.
신한은행도 같은 날짜에 기간별로 0.1%~0.5%포인트까지 일제히 내렸다. 금리인하로 1개월 이상은 리보에 0.5%포인트 더한수준, 3개월과 6개월은 0.80%·1.0%포인트를 각각 더한 수준으로 조정됐다.
외화예금의 규모가 큰 외환은행은 지난 16일 일제히 기간별 금리를 내린데 이어 이르면 내주중 추가 인하를 단행할 계획이다.
지난 14일 외화예금의 금리를 인하 조정했던 한빛은행도 이르면 다음주중 추가 인하를 검토중이며 국민·하나은행 등도 인하를 조심스럽게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 외화자금 담당자는 『외화유동성이 남아도는 상황인데다 고객에 대한 외화예금의 금리(시장금리)가 은행간 거래보다 오히려 높은 점을 감안할 때, 역마진 해소차원에서도 금리인하가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환가료를 인하한 지 얼마 되지않은 시점에 외화예금 금리를 낮추는 점에 주목해 「역마진 해소」라는 근본적인 이유에는 동의하면서도 「환가료 인하에 따른 수익보전 차원이 아닌가」라는 눈길을 보내고 있다. /김영기 기자 YG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