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게릭병 삼진아웃 시키자"
실링, 야구화에 메시지 새겨 전달
뉴욕 양키스와의 아메리칸리그 챔피언십시리즈 6차전에 이어 25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도 핏빛 투혼을 보였던 커트 실링(38ㆍ보스턴 레드삭스)이 다시 한번 발 때문에 영웅이 되고 있다.
이번에는 피에 물든 양말이 아니라 신발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포스트시즌 최고 화제로 떠오른 커트 실링의 발목. 실링은 이 때를 놓치지 않고 신발에 자신이 홍보대사로 있는 루게릭병 퇴치 메시지(빨간선안)를 적는 센스를 보였다
실링의 야구화에는 ‘K ALS’가 새겨져 눈길을 끌었
는데 이 것이 삼진을 의미하는 K와 희귀 근육병인 루게릭 병(amyotrophic lateral sclerosisㆍ근위축성 측삭경화증)의 이니셜이라는 것이 밝혀진 것.
즉, ‘루게릭 병을 삼진아웃 시키자’는 메시지를 담아 전 세계에 전달한 것이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실링은 루게릭 병의 홍보대사로 이 병의 연구 기금 모금을 위한 자선 단체를 설립했고 스스로 수백만달러의 성금을 내기도 했다.
그런 그가 25일에도 다친 근육을 고정시키는 응급수술까지 받으며 어렵게 등판기회를 잡자 불치병에 걸린 환자들에게 용기를 주기 위해 팀 유니폼 외에 언론 노출이 가장 많은 발바닥에 메시지를 담아 투혼을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루게릭 병은 전신의 근육이 서서히 마비돼 결국 사망에 이르는 희귀병으로 아직 발병 원인이나 치료방법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1930년대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강타자 루 게릭이 이 병으로 사망하면서 ‘루게릭병’으로 불리기 시작했다.
박민영
기자 mypark@sed.co.kr
입력시간 : 2004-10-26 17:3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