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코소보평화안 합의이후] '팍스 아메리카나' 본격화 할듯

91년 걸프전에 승리한 후 미국 경제는 장기호황 국면을 지속했다. 발칸반도의 슬라브족을 굴복시키고 미국이 얻어낸 것은 무엇일까. 바로 21세기 국제질서가 초강대국 미국에 의해 리드되는 「팍스 어메리카나(PAX AMERICANA)」다. 카르타고 멸망후 로마제국에 의해 유지된 평화(PAX ROMANA)가 2000년후 미국에 대체되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코소보 평화안 협상에 결정적 역할을 한 칼 빌트 스웨덴 전총리는 『팍스 아메리카나를 받아들이지 않고는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8일 국제 금융시장은 발칸반도의 평화 소식을 반가워하면서도 미국의 금리인하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 지수는 전날에 이어 하락세를 거듭했고, 미 재무부채권(TB) 30년물은 6%를 뛰어넘었다. 코소보 분쟁 종식이 영향을 미친 곳은 유로화와 금값 정도였다. 1유로당 1.02달러까지 떨어졌던 유로화 환율은 이틀 연속 상승세를 타 1.045 달러까지 올랐고, 1.5달러를 향하고 있다. 전쟁지역인 유럽이 평온을 되찾고, 독일 경제의 회복 징후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금값은 전쟁이 터지면 오르고, 평화시에 떨어지는 속성을 갖는데, 이날 국제시장의 금 선물가격은 1% 하락한 온스당 259 달러로 20년만에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제 금값은 20년전 미국이 금본위제를 포기한 후 하락세를 지속해왔는데, 이는 달러가 금을 대신해 국제통화의 기준이 되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그러나 코소보 사태는 또한 미국이 세계를 마음대로 주무르는데 한계가 있음을 드러냈다. 중국 대사관 폭격으로 타결이 임박했던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협상이 연기되고, 신냉전의 구도가 형성됐다. 평화협상 진행 과정에서 유럽국가들의 배타성으로 미국은 2선으로 밀려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발칸반도에 화약냄새가 멈춘 후 미국은 경제를 무기로 개입할 태세다. 로버트 루빈 미 재무장관은 『코소보 재건에 지원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이번에 동원할 국제기구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IBRD)이다. 제임스 울펜손 세계은행 총재는 『코소보와 주변 6개국에 대한 경제지원을 협의하겠다』고 말했지만, 『유고는 갚아야할 15억 달러를 상환하기 전에는 신규대출을 할 수 없다』고 못밖았다. IMF는 슬라브 국가지만 발칸 분쟁에 중립을 지켰고, 서구식 자본주의를 충실히 따르고 있는 불가리아에 대해 7,000만 달러의 자금지원을 전격 승인했다. /뉴욕=김인영 특파원 IN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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