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선물 풍속도, 젊은층 풍성함보다 센스… 중년층 브랜드보다 실속

■ 유통가 "회복기 구매 패턴" … 설 경기 살아나나

20~30대, 생활용품 대신 쿠키세트

40~50대, 단품보다 혼합과일 선택

예약판매 늘어 … 업계 "체감온도 작년보다 높아"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 디저트 코너에서 고객이 롤케익을 설 선물로 구매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백화점

19일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 식품관. 설을 앞두고 사람들이 오고 가는 동선을 따라 줄을 지어 진열된 한우·굴비·청과 등의 선물코너 너머 디저트 매장에 젊은 고객들이 몰려 있었다. 이들이 들여다보고 있는 쇼윈도 안의 상품은 마카롱·쿠키·초콜릿 등으로 설 명절과는 어울리지 않는 먹거리였지만 명절 선물을 사러 찾아왔다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었다.

회사원 김세형씨는 "회사에서 직원들에게 줄 명절 선물세트를 알아보러 나왔다"며 "지난 추석에 고급 쿠키세트를 선물로 줬더니 직원들 반응이 아주 좋았다"고 말했다. 그동안 명절이면 제공했던 생활용품세트와 가격대는 비슷하면서도 흔히 받는 선물이 아니라는 점에서 쿠키가 호평을 받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젊은 고객들은 치약이나 통조림 등 흔한 선물세트 대신 상대방에게 이색 명절선물을 주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들이 생각하는 가격대는 5만원 미만"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날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에서도 명절 선물로 디저트를 고르는 사람들을 만나기 어렵지 않았다. 작은 학원을 운영한다는 한 고객은 "학원 선생님들에게 설에 줄 과자세트를 미리 주문하러 왔다"며 "적은 비용으로 모양이 나는 선물이 고급 디저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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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젊은층들이 최소 비용으로 센스를 최대한 드러낼 수 있는 선물을 찾는다면 중장년층에선 실속을 최대한 차릴 수 있는 선물을 찾으려는 경향이 감지됐다. 신세계백화점 본점 식품관에서 만난 고객들은 상품 구성이 더 알찬 선물세트를 찾으려고 판매 직원에게 연신 질문을 던졌다. 수산물 코너에서 한 40대 여성 고객은 "굴비 한 세트에 몇 마리 들어있나" "크기도 같고 굴비 수도 같은데 왜 가격이 다른가" 등을 꼼꼼히 물어봤다. 과일 코너에서도 고객들은 단일 과일보다는 여러 종류의 과일이 한 상자에 담긴 혼합세트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대형마트에서도 돈을 쓰기는 쓰되 최대한 실속을 차리겠다는 소비 패턴이 두드러졌다. 특히 건강식품 매장에는 최근 대형마트 3사가 경쟁적으로 내놓은 홍삼 제품에 관심을 보이는 고객들이 많았다. 홈플러스 합정점의 건강식품 판매 담당 정혜숙씨는 "지난해 추석 때는 1만원대 저가 건강식품도 있었는데 이번 설에는 3만~5만원 대 건강식품들이 많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이마트 점포에서도 홍삼정·와인 등 자체상표(PB)를 달아 백화점 유사 상품 대비 가격대를 낮춘 상품들이 설 선물로 진열됐다.

장중호 이마트 마케팅담당 상무는 "올 설에는 경기 회복기 선물세트 구매패턴이라 할 수 있는 실속형 상품이 인기를 끌고 마트에서도 프리미엄 선물세트 수요가 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백화점·대형마트 등 유통업체들은 아직 설이 일주일 이상 남은 만큼 본격적인 매장 판매 결과를 봐야겠지만 예약 판매와 초반 판매 현황 등을 토대로 판단하면 올해 설 경기 체감온도는 확실히 지난해 명절에 비해서는 높다는 반응이다. 실제로 롯데백화점이 지난 13~16일 나흘간 설 선물 판매현황을 조사한 결과 14.5%의 높은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이미 앞서 지난해 12월13일부터 지난 12일까지 한 달간 진행한 설 선물 예약판매 매출이 지난해 동기보다 24%가량 증가하는 등 명절 특수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며 "본 판매도 시작이 좋아 올해 설 선물 매출은 기대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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