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한국판 「금융빅뱅」 외국관계자 시각

◎영역확대·규제완화 등 대체로 “긍정”/주요사안 조령모개·밥그릇 싸움 등엔 “이해할수 없다”「한국판 금융빅뱅」을 바라보는 국내진출 외국금융인들의 평가가 상당히 엇갈리고 있다. 일부는 업무영역 확대, 감독기관 통폐합, 규제완화 등 숨가쁘게 진행되고 있는 금융개혁의 방향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자율화와 업무영역에 대한 규제완화 등은 금융산업의 국제적인 추세와도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한국의 금융산업의 발전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지적이다. 스펙만 최 프루덴셜생명 사장은 『현재 정부가 추진중인 금융개혁의 방향은 자율화와 금융기관 겸업화 등 세계적 추세에 비춰 올바른 선택이라고 본다』고 평가했다. 시티은행의 베누 파라메슈아 소비자금융자금담당이사는 『이번 4단계 금리자유화조치는 금융규제 완화에 대한 한국 정부의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주는 것』이라며 『이번 4단계 금리자유화는 예금의 규모와 기간에 대한 기존의 규제를 철폐한 것이어서 구조적으로 취약한 한국의 금융실정을 감안할 때 매우 대담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 정부가 금융부문에서 문제해결을 위한 중재 시도에 대해 더이상 통제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금융개혁의 방법과 현실성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만만찮다. 데이비드 김 더블유아이카증권 리서치담당이사는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금융개혁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개혁의 이유와 방향성에 대해 명확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예컨대 한국정부는 금융기관간 업무영역 조정을 통해 대형금융사의 등장을 유도하고 있지만 금융기관의 국제경쟁력은 단순히 규모의 문제만은 아니다』며 『정부가 제조업부문에서는 소규모 벤처기업을 육성한다고 말하면서 금융회사만 왜 대형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없다』고 말했다. 중앙은행 제도와 관련, 그는 정부가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반드시 필요하다면서도 한국은행과 일종의 「세력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프루덴셜생명의 최사장은 금융개혁의 실현가능성에 대해 언급, 『대통령의 임기만료 반년을 앞둔 현 정치상황에 비추어볼 때 정부가 과연 이같은 개혁의지를 지속적으로 관철시킬 수 있는 힘과 에너지를 갖추고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부정적 시각을 피력했다. 야마이치증권 서울지점 영업부장인 와타나베 고이치(도변호일)씨는 『중요한 사안들이 너무 빠른 속도로 일관성없이 변경돼 의사 결정과정의 투명성이 확보되지 못했다』며 『일선 금융기관들이 합리적 예측을 통해 장기 대비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보다 일관성있고 투명한 정책결정이 이루어졌으면 한다』고 꼬집었다. 한편 상당수 국내진출 외국금융인들은 금융개혁 평가에 대해 입장을 밝히기를 거부, 현재 진행되고 있는 금융개혁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가지고 있거나 의견 표명에 따른 불이익을 우려하고 있음을 시사했다.<김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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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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