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치솟는 유가에 대응책 있나

급등세를 보이고 있는 유가가 경기침체를 부채질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지난주 말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는 배럴당 58.47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 원유수입 비중의 80% 정도를 차지하는 두바이유도 51.96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두바이유는 최근 들어 오름폭이 다른 유종보다 가파르다. 유가가 배럴당 10달러 오르면 경제성장률이 1.3% 안팎 낮아진다는 분석이 있을 정도로 고유가가 우리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유가가 오르면 기업들의 원가부담이 커져 수출위축과 채산성 악화가 불가피하다. 실적부진이 지속되면 기업들은 내핍경영을 하게 되고 이는 소비위축을 불러온다. 물가불안도 문제다. 그동안 환율하락이 고유가의 영향을 어느 정도 흡수하는 완충역할을 했지만 거기에도 한계가 있다. 특히 최근 외환시장 움직임으로 볼 때 이런 상황이 계속되기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더 우려되는 것은 고유가 추세가 고착화하지 않느냐는 점이다. 유가는 지난해부터 급등-단기 진정-급등의 패턴을 보이며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오름세는 투기성 자금 유입 탓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수급사정 악화에 따른 것이다. 특히 최근 석유시장이 증산 발표에도 상승세가 멈추지 않는 등 웬만한 공급증대 요인에는 영향을 받지않는 것은 고유가 현상의 지속 가능성을 크게 해주는 대목이다. 고유가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 우선 에너지 절약이 필요하다. 그러나 고유가 추세의 장기화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이것 만으론 한계가 있다. 에너지 다소비 산업구조의 전환, 해외유전 개발 등 중장기 대책을 꾸준히 추진해야 한다. 사실 이들 대책은 어제오늘 거론된 일이 아닌데도 유가가 잠시 고개를 숙이면 언제 그랬느냐는듯 소홀이 해온 것들이다. 특히 최근에는 고유가가 부동산, 정부ㆍ여당의 갈등으로 인한 국정난맥 등에 가려 관심조차 끌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ㆍ기업ㆍ가계 모두 에너지 문제에 대한 자세를 새롭게 가다듬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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