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부 "빚보증" 밝히자 너도나도 눈독

■ 에너지메이저 한전발전소 인수전 >>관련기사 "한국전력 발전소를 잡아라" 내년 2월부터 매각이 시작되는 한전 발전소를 인수하려는 세계 에너지메이저들의 경쟁이 불을 뿜고 있다. 한전은 세계 5위의 규모를 자랑할 만큼 대어급인데다 잠재 수요도 엄청나 에너지메이저들의 집중 타깃이 되어 왔다. 특히 중국 등 동아시아의 전력시장을 잡기 위한 최적의 교두보여서 세계 에너지산업의 판도를 뒤바꿀 수 있는 대전(大戰)의 한 가운데 있다. ◆ 정부 빚보증후 경쟁 가열 에너지 메너저들은 그동안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다. 왜냐하면 전기요금이 정부의 통제아래 있는데다, 한전이 지고 있는 빚이 너무 많아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대한 위험도 도사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달 정부가 한전이 지고 있는 빚에 대해 보증의사를 밝히면서 상황은 완전히 뒤바뀌었다. 정부는 지난달 18조7,000억원에 달하는 한전 빚에 지급보증을 서주고 약 3조원규모의 정부보유 한전주식을 현물출자키로 했다고 공표한 바 있다. 외국회사들이 가장 우려하던 걸림돌이 제거된 셈이다. ◆ 외국사들의 경쟁 상황 외국 메이저들중 가장 민첩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현재 미국의 종합에너지사 엘파소와 벨기에의 트랙터벨로 압축된다. 총자산 274억달러규모의 엘파소는 지난해 한화에너지의 지분 50%를 인수해 한전 발전소 인수를 위한 기반을 닦아놨다. 엘파소는 전세계 17개국에서 전력사업에 참여할 정도로 해외진출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트랙터벨도 지난99년 한진도시가스지분 75%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8월 현대에너지의 지분 70%를 인수하는등 한국진출에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승훈 전기위원회 위원장은 "전력판매량 기준으로 세계 제2위 규모의 프랑스 EDF, 일본의 도쿄전력 등도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AES, SEPA, 텍사코등 굴지의 에너지메이저들은 거의 모두 한전 발전소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을 인수해 국내 전력사업에 참여한 뒤 동아시아 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려는 이들 메이저들과는 달리 자본이득을 노리는 발걸음도 잦아지고 있다. 재경부 및 한전 관계자들은는 "최근들어 메릴린치, HSBC증권, ING베어링, 골드만삭스 등 투자은행들이 한전 발전소매각에 대해 자주 물어온다"고 설명했다. ◆ 국내 업체들의 움직임 국내 업체들의 움직임은 정중동이다. 사업확장에 대한 여론을 의식해야 하고 재벌개혁에 대한 강도를 낮추지 않고 있는 정부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석유산업의 대체 산업을 찾아온 SK는 이미 국내외 기업을 대상으로 컨소시엄구성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LG정유 역시 종합에너지회사를 만들기 위해 한전 민영화에 적극 참여할 뜻을 비공식루트를 통해 여러 번 밝혀왔다. 포항제철, 삼천리 등도 한전 발전소매각에 어떤 방법으로든 참여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 올해 안 매각방식 확정 정부는 지난해 민영화추진팀을 구성해 매각대상 한전 발전회사 5개사에 대한 매각방식을 논의했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떻게 매각할 것인지는 하반기중 확정할 계획이다. 지금까지의 논의를 종합해보면 외국회사에는 5개 발전소중 2개만을 매각하고 재벌들의 경우에도 출자총액제한 등 공정거래위원회 조건만 맞추면 참여를 허용하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다. 이관섭 전기위원회 경쟁기획과장은 "한전 발전소는 덩치가 워낙 크기 때문에 주식시장 상황도 매각범위와 방식을 정하는 데 중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한전의 매각대상 발전소의 장부상 가치가 평균 3조3,000억원정도이나 시장가치는 각각 5~6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박동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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