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게, 더 길게`
골프코스의 `거리 늘리기` 경쟁이 뜨겁다. 신설 골프장을 중심으로 국내 최장 홀, 국내 최장 코스를 표방하는 곳이 속속 등장하고 국내 첫 파6 홀도 선을 보이면서 최근 골프장업계에서도 용품업계에 이어 `거리`가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현대 골프 장비 기술의 발달로 아마추어 골퍼들의 샷 거리도 크게 증대된 데다 국내외 프로골프대회 중계가 늘면서 골퍼들의 눈높이와 도전욕구도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젊은 층과 상급 골퍼들을 겨냥한 신규 골프장측의 마케팅 전략과도 맞아 떨어지면서 거리 늘리기는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최근 `최장 거리` 붐에 불을 지핀 것은 1일 정식 개장하는 아크로CC(전남 영암). 기존 코스의 전체 길이가 대부분 7,000야드 안팎인데 비해 18홀 전장 7,510야드인 이 골프장은 회원 모집 단계부터 `국내 최장 코스`임을 내세워 관심을 모았다. 아웃코스 1번(580야드)과 9번(606야드)에 파5 홀을 배치, 긴 코스라는 느낌을 배가했다. 오는 12일 개장하는 파인밸리CC(강원 삼척)의 밸리코스 2번홀은 국내에서 가장 긴 홀이라는 명성과 함께 대한골프협회의 공인을 받음으로써 최초의 파6 홀이라는 간판도 달게 됐다. 이 홀은 무려 718야드에 달하지만 파6로 운영할 경우 웬만한 장타자라면 3온 한 뒤 이글을 노려볼 수 있어 누구나 한번쯤 찾고싶은 명소가 될 전망이다.
또 오는 6일께 운영에 들어가는 몽베르CC(경기 포천) 신코스의 에떼 3번홀(615㎙ㆍ672야드)은 가장 긴 파5 홀 대열에 올라섰고 베어크리크골프장(경기 포천)의 크리크코스 18번홀(파5) 역시 전체가 오르막이면서 584야드(534㎙)나 돼 장타를 날리는 톱 프로골퍼도 2온하기는 어려운 장거리 홀로 꼽힌다.
김동욱 대한골프협회 사무국장은 “거리가 그 홀이나 코스의 난이도를 결정하는 우선적 요소인 것은 사실이며 거리를 늘리는 것은 현대 코스의 세계적인 경향이자 골퍼들의 요구에 따른 결과”라면서 “무엇보다도 정밀하게 측정해 정확하게 표기하는 것이 골퍼들을 위해 중요하고 거리와 더불어 전략적인 측면이 가미될 때 더 오래 기억되고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