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달러화 패권이 유럽 경제위기 초래

■ 미국, 유럽, 중국의 화폐전쟁/ 스한빙 지음, 평단문화사 펴냄


지난 7월을 기점을 무섭게 상승하던 유로 통화가 11월 들어 약세로 급격히 방향을 전환했다. 유럽 중앙은행이 예상보다 빠르게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한 것이다. 달러는 강세로 돌아섰다. 이에 질세라 재닛 옐런 차기 미 연방준비제도 총재 지명자가 양적완화 지속 의사를 표명했다. 달러는 그 동안의 강세를 접고 주춤거리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상수지 불균형을 해소해야 한다는 명분 하에 미국은 줄기차게 중국의 위안화 절상을 주장했다. 양적 완화, 외환시장 변동성 축소, 경상수지 불균형 해소 등 다양한 경제적 접근이 이뤄지고 있지만 그 실상을 들여다보면 미국, 유럽, 중국 등 패권국 사이에 벌어지는 화폐전쟁이 세계 경제의 흐름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경제 예측 전문가로 상하이교통대 겸임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가 유럽 경제 위기에 대한 심층 진단을 통해 세계 경제의 향방을 살핀 '화폐 전쟁'을 펴냈다.


저자는 우선 유럽 경제위기의 원인을 대내적, 대외적으로 구분했다. 대내적으로는 유럽 각국의 방대한 복지가 빚더미에 오른 원인이고, 대외적 원인은 달러화 경제 패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미국의 전략적 공격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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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달러화가 세계의 결제통화로서 절대적인 위상과 권력을 누렸지만 유로화의 탄생 이후 달러화의 이권이 위협 받기 시작하면서 미국의 전략적 공격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유로화 출범 이후 유럽을 둘러싼 전쟁이나 소요사태, 금융위기가 끊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그 근거로 제시한다. 대표적인 예로 1992년부터 1995년까지는 보스니아 내전, 1996년부터 1999년까지는 코소보 사태, 2011년에는 카다피 정권이 축출됐고,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시리아와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이 감행됐다. 저자는 미국의 재정 위기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채무 압박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유럽의 채무 위기가 일찍 폭발해 악화될수록 미국은 전세계 이목을 돌려 미국으로 자금이 되돌아오도록 하는데 유리해졌다고 주장한다.

유럽과 미국이 채무 위기를 걸고 달리기 시합을 하고 있다고 비유한다. 채무 위기가 늦게 폭발한 쪽이 먼저 폭발한 쪽의 자금을 흡수할 수 있기 때문에 늦게 발생할수록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그러나 위험성이 높을수록 고수익의 기회가 존재하듯이 국가가 됐든, 개인이 됐든 이러한 위기 속에서 기회를 잡는 자가 최종 승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2만 5,000원.

정민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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