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조류독감 방역 만전을

충북 음성군에서 `홍콩 조류독감`과 바이러스 유형이 같은 `가금(家禽) 인플루엔자`가 발생해 방역 당국과 축산 농가를 긴장시키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조류독감은 형태만 홍콩 조류독감의 바이러스(A/H5N1)와 동일할 뿐 유전자까지 같은 것으로 확인되지는 않아 아직 인체에 감염되는지의 여부는 알 수 없다. 따라서 국립보건원이 바이러스 분리 검체를 보낸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동물실험과 염기서열 분석이 마무리되는 한달 뒤에나 최종 판정이 내려진다. 하지만 홍콩 조류독감은 일단 인체에 감염되면 높은 치사율을 보인다는 점에서 각별한 주의와 방역대책이 필요하다. 지난 97년 발생한 홍콩 조류독감의 경우 18명이 감염되어 6명이 사망한 사실만 봐도 치명적인 위독성을 알 수 있다. 스스로 유전자 구조를 바꾸는 독감 바이러스에 대항해 백신을 만드는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살인 독감`은 엄청난 재난이 될 수도 있다. 더구나 홍콩 조류독감이 처음 발생한 음성의 종계 사육농장 인근의 오리농장에서도 16일 같은 종류의 고병원성 조류독감이 확인됨으로써 인체 감염 여부를 떠나 앞으로 막대한 농가 피해가 우려된다. 닭의 경우 80% 이상의 폐사율을 보이는 고병원성 조류독감은 지난 99년 이탈리아에서 1,300만 마리의 닭이 폐사했고 올해 네덜란드에서는 2,500만 마리가 폐사했거나 도살 처분됐다. 금번 조류독감 발생으로 감염 농가의 피해는 물론 축산물 수출과 해외 관광객 유치 등에도 차질을 빚을 우려도 크다. 이미 닭 수출은 지난 12일부터 중단됐으며 최종 발생일로부터 6개월이 지나야 수출이 재개될 수 있는 만큼 상당 기간 닭의 수출길은 막힐 수 밖에 없다고 봐야 한다. 발길을 돌리는 관광객도 적지 않으리라고 판단된다. 다행히 우리에게는 지난 봄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전세계를 위협할 당시 철저한 방역과 예방으로 위기를 넘긴 좋은 선례가 있다. 반면 지난해 구제역 발생 당시에는 축산농가의 신속한 신고가 이루어지지 않고 방역 당국의 부주의 등으로 같은 곳에서 재발생하는 등 매끄럽지 못한 뒷처리가 아쉬웠다. 홍콩 조류독감의 경우 일단 인체에 감염이 시작되면 치명적일 수 밖에 없고 철저한 방역 외에는 달리 대책도 없다. 방역 당국은 조류독감이 발생한 음성 뿐 아니라 전국에 발병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확산 방지에 철저히 대응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농림부가 이미 조기 신고지침을 시달한대로 전국의 축산 농가 역시 기민한 관찰과 신속한 신고를 통해 방역당국에 협조해야 할 것이다. <한동수기자 best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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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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