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댓글 정국에 갇힌 경제] 정총리 담화에 담긴 법안 보니

■ 외촉법<br>GS칼텍스 등 외국회사와 합작 좌초위기<br>■ 관광진흥법<br>학교주변 호텔 못 짓어 관광객 숙소대란<br>다주택 중과세·분양가 상한제 폐지 등 소득세·주택법도 부동산 활성화 찬물


대한항공은 지난 2010년부터 서울 종로구 송현동 옛 주한미국대사관 숙소 부지에 7성급 관광호텔 건설을 추진했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3년이 지난 지금도 첫 삽을 뜨지 못한 채 부지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다름 아닌 학교 주변 50m 이내에 관광호텔 건립을 막는 학교보건법 때문이다. 매년 1,000만명에 달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 몰려들어 숙소대란을 겪는 상황에서 대한항공처럼 관광호텔을 건립해 관광객을 유치하려는 기업들이 이 같은 규제에 손을 놓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유흥시설이 없다면 학교 근처에도 관광호텔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하는 관광진흥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GS칼텍스와 SK종합화학 역시 마찬가지다. GS칼텍스는 지난해 말부터 외국계 기업과 손잡고 1조원대 규모의 파라자일렌(PX) 합작투자를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GS칼텍스는 현행 공정거래법 때문에 합작투자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SK종합화학도 9,600억원 규모의 PX공장을 외국계 기업과 공동으로 설립하려 하고 있지만 공정거래법 때문에 투자가 답보상태에 머물렀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원칙적으로 지주사의 증손회사를 불허하지만 100% 지분을 보유한 경우 예외로 규정하고 있다. GS칼텍스와 SK종합화학 등이 투자에 나서지 못하는 것은 신설 예정 회사가 모두 지주사의 증손회사인 가운데 외국인과 함께 공동으로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결국 신설 법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주사가 신설 회사의 지분 100%를 보유해야 하고 이 경우 외국계 회사와의 공동 투자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진다.

외국인투자촉진법 개정안은 지주사 내의 증손회사가 외국인과의 공동 투자에 나설 때 지분 보유율을 기존 100%에서 50%로 낮추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들 회사가 외국계 투자가와 계획한 투자금액만도 줄잡아 2조3,000억원 규모인데다 1만4,000여명의 신규 고용창출 효과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이처럼 기업들이 규제로 투자를 진행하지 못하자 관련 법안과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해놓았다. 하지만 여야가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으로 대치하면서 이 같은 법안의 연내 처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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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발표한 부동산시장 활성화 방안도 국회에 막혀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8ㆍ28대책을 통해 9억원 이하 1주택 2%, 9억원 초과와 다주택자 4%의 취득세율을 6억원 이하 1%,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2%, 9억원 초과 3%로 영구인하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여야는 취득세 인하에 대해 원론적으로 찬성하면서도 지방세 보전 방식 등을 놓고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 밖에 정부와 재계는 리모델링 수직 증축 허용과 분양가상한제 탄력 운영 등의 내용을 담은 주택법 개정안과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 등도 하루빨리 국회를 통과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국정원 댓글 의혹을 둘러싼 여야 대치 상황으로 민생법안의 통과 여부를 장담할 수 없게 됐다"며 "국내 경기 활성화를 위한 법안들이 통과되지 못할 경우 국가경제에 미치는 마이너스 효과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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