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무딘 칼날' 체면 구긴 검찰 2차 사정수사 나서나

한화·태광 로비의혹등 제대로 못밝히고 일단락<br>지난달 수사대상 조율…이달중 개시 속도 낼듯

대규모 사정수사에 연이어 실패한 검찰이 김준규 총장 퇴임을 6개월여 앞두고 사정수사의 칼을 다시 뽑아들 태세다. 검찰 안팎에서는 지난 1월24일 수도권지검 특수부장 회의를 거쳐 수사 대상을 조율한 검찰이 설 이후 이른바 2차 사정수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차 사정 수사에서 체면 구긴 검찰=김 총장 임기 중 시작된 사정수사의 경우 특별히 성공한 수사로 꼽을 만한 사건이 없다. 초기 한명숙 전 총리 수사는 '표적수사' '야당탄압수사' 등의 논란을 겪은 끝에 법원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났으며 이어 2차 기소 사건도 1심에서 주요 참고인이 진술을 번복하면서 벼랑 끝에 몰렸다.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대표의 세무조사무마 청탁 및 각종 이권로비 의혹, C&그룹 로비의혹에 이어 한화∙태광 그룹 수사까지 수천억원의 비자금을 확인하고도 정관계 로비 의혹은 속 시원히 규명하지 못했다. 정치권의 주목을 받은 민간인 사찰의혹 수사도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만 받았다. 김 총장은 심지어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민간인 사찰 수사는 사실상 실패한 수사"라고 시인하기도 했다. 한화∙태광 수사를 진두 지휘한 남기춘 서울서부지검장은 논란 끝에 사퇴하며 적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다. 봉욱 서울서부지검 차장은 태광그룹 기소 브리핑에서 "이번 수사를 통해 진술에 의존하는 수사보다 자료와 물증에 의한 수사로 성과를 거두게 됐고 압수수색과 계좌추적ㆍ회계분석 등 과학수사로의 패러다임 변환이 절실히 필요함을 절감했다"며 수사방법 전환의 필요성을 직접 거론하기도 했다. ◇설 이후 2차 사정수사 개시 유력=최근 검찰은 사정수사 전문인 수도권 특수부장들을 대검으로 불러 수사방안을 조율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비춰 검찰 안팎에서는 C&그룹 수사로 이른 바 '몸풀기 수사'를 끝낸 대검 중수부가 2~3월 중 본격적으로 사정수사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김 총장의 임기(2년)가 오는 8월 끝나기 때문에 늦어도 3월에는 압수수색과 관련자 소환조사 등 공개수사에 나서고 7월에는 기소가 이뤄질 것이라는 구체적인 관측도 있다. 한 전 총리의 2차 기소 법원 1심이 마무리되는 3월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도 다른 사정수사에 나설 채비를 할 수 있다. 이른 바 '특수통'으로 불리는 동ㆍ남ㆍ북ㆍ서 지검의 19기 차장검사들의 수사 경쟁도 검찰의 2차 사정 수사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히 이들 4명의 차장검사는 검사장 승진을 앞둔 라이벌 관계여서 수사력 증명을 위해서도 대형 수사 사건에 정성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동부지검의 경우 수사하고 있는 함바집 비리 사건이 대규모 정ㆍ관계 로비의혹 사건으로 발전할지 주목된다. 상조회사 비리 수사로 존재감을 과시한 서울남부지검은 새로운 수사감을 물색하고 있다. 청원경찰 입법로비 의혹 수사로 정계를 뒤흔든 서울북부지검과 한화ㆍ태광 수사로 재계를 떨게 만든 서울서부지검도 조만간 새로운 대형 사건 수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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