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아시아 석유소비 중심축 급부상… 한국 '오일허브' 세일즈 나선다

■ 5차 아시아 에너지장관회의 11~13일 서울 개최<br>울산·여수 등 석유비축시설 최적입지 강조<br>지속 가능한 에너지 수급전략 해법도 모색

지난 2011년 쿠웨이트에서 개최된 제4차 아시아에너지장관회의에서 각국의 에너지 장관들이 라운드 테이블 미팅을 갖고 있다. /사진제공=산업통상자원부


중동의 산유국들과 아시아의 석유 소비국이 함께 모여 안정적 에너지 수급을 위한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에너지장관회의에 눈길이 쏠리고 있다. 오는 11일부터 13일까지 서울에서 개최될 이번 회의의 의장국은 한국.

이번 회의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석유 소비의 중심축이 되고 있는 동북아의 원활한 석유 수급을 위해 울산ㆍ여수에 거점을 둔 '동북아 오일허브'의 필요성을 설득력 있게 주장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지속 가능한 에너지 수급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묘안도 짜낼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0여개 아시아 역내 산유국 및 소비국의 에너지 장관과 국제에너지기구(IEA),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제에너지포럼(IEF) 등 국제기구 대표들이 참석하는 제5차 아시아에너지장관회의가 11~13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개최된다고 4일 밝혔다. 이번 회의는 16개국 장관과 6개국 차관급, 3개 국제기구 사무총장이 참석해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질 예정이다.

◇석유 소비 중심축으로 급부상하는 아시아=아시아 지역은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지역으로 이에 따른 에너지 소비도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 2010년부터 2035년까지 에너지 수요 증가 전망치를 보면 아시아의 증가율이 세계 전체 증가율의 2배 가까이 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동북아 지역은 특히 중국의 경제성장과 역내 국가들의 투자확대로 석유 소비와 석유제품 물동량이 세계에서 가장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현재 동북아 지역의 석유 소비량은 세계 소비량의 19%를 차지하며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연평균 석유 소비 증가율은 3.9%에 달한다.


최근 유럽의 경제위기로 석유 수요가 줄고 러시아의 시베리아산 원유와 캐나다 비전통 석유 등 새로운 석유 공급원이 등장하면서 산유국들의 석유 물류환경도 바뀌고 있다. 산유국과 아시아 석유 소비국들 간 전략적인 파트너십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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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 오일허브 한국이 최적의 입지=우리 정부는 아시아의 안정적 석유 수급과 새로운 석유 중계무역시장 구축을 위한 동북아 오일허브의 필요성을 이번 회의에서 강조할 방침이다.

오일허브란 석유 공급 또는 수요지 인근에 위치한 대규모의 상업용 석유 저장시설 조성 지역을 말한다. 세계 곳곳에서 생산된 석유가 저장되고 정제되며 이를 기반으로 거래소가 형성돼 석유 거래 및 금융 중심지로 발전한다.

현재 세계 3대 오일허브는 미국ㆍ네덜란드ㆍ싱가포르에 위치해 있다. 그동안 아시아 전체 오일허브 역할을 수행하던 싱가포르는 최근 동남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오일허브로 축소되면서 중국ㆍ한국ㆍ일본이 위치한 세계 경제 중심지 동북아에는 새로운 오일허브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이미 국정과제로 동북아 오일허브 구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여수와 울산을 중심으로 3,700만배럴 규모의 대규모 석유 비축시설을 2020년까지 건설할 예정이다. 지정학적 위치와 석유 산업의 발달 정도를 고려할 때 한국은 동북아 오일허브의 최적지로 꼽힌다. 인접국가인 중국은 항만의 수심이 얕고 석유 정제력이 떨어진다. 또 일본은 높은 항만 물류비와 잦은 태풍이라는 약점을 갖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동북아 오일허브로서 한국이 가지고 있는 경쟁력을 중점적으로 강조할 계획이다.

◇지속 가능한 에너지 수급방안 머리 맞댄다=중동 산유국들과 아시아 소비국들은 이번 회의에서 공통된 고민거리인 '지속 가능한 에너지 수급전략'에 대해서도 머리를 맞댄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 이후 모든 국가가 고민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정책 및 에너지 수요관리 현안도 테이블에 오른다.

아시아 각국들의 신재생에너지 보급 현황 및 정책, 에너지 효율 제고를 위한 노력도 발표돼 우리 정부와 에너지 업계의 비상한 관심이 모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온실가스 배출 문제와 관련해서는 기존 화석에너지의 청정 사용을 위한 청정석탄 기술 이용방안이 논의된다. 참가국들은 전력 인프라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스마트그리드 상용화를 위한 방안도 이번 회의를 통해 모색할 예정이다. 미국에서 본격 생산되고 있는 셰일가스가 앞으로 아시아 가스시장에는 어떤 영향을 끼칠지도 이번 회의의 주요 논의사항이다.

세계 가스시장은 전통적인 가스 수출국인 중동ㆍ러시아에 대한 의존도가 약화되고 미국ㆍ중국 등이 부상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산업부의 한 관계자는 "한국은 액화천연가스(LNG) 최대 수요처로서 유가연동 가격구조 등 가스 생산국 위주의 거래관행을 변경할 필요성이 이번 회의에서 논의될 수 있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홍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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