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회담 성공비결은 DJ 끈질김·협상능력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끈질김과 탁월한 협상능력이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으로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오고있다.
金대통령은 지난번 정상회담에 대비, 지난해 말부터 통일부와 국정원 등에 철저한 준비를 지시했고 회담성사이후부터 단독대좌 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金대통령은 준비 과정에서 무려 1,000여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 북한 지도부, 북한의 풍물 등에 관한 자료를 거의 숙지하다시피했으며 평양방문때 이 자료를 가져간 것으로 전해졌다.
金대통령은 金위원장과의 단독 대좌에서 상대방의 얘기를 최대한 충분히 듣고 의견을 존중하면서도 우리가 지켜야 할 원칙은 확실히 견지하며 상호 이익이 되는 「승승(勝勝)전략」을 구사한 것이 정상회담의 가장 큰 성공 비결이었다고 박준영(朴晙瑩)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金대통령은 지난 14일 오후 역사적인 남북정상 공동선언에 합의한 2차 단독회담에서 金위원장이 「자주」의 문제에 대해 장시간 의견을 개진했을때 『이제 미·일 등 주변국가는 외세가 아니다』라며 이들을 광대한 시장으로 보는 시각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평소의 지론을 끈질기게 설명, 결국 자주 앞에 외세 배격이라는 수식어가 들어가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통일문제에 대해서도 『북측의 고려연방제안은 현 단계에서는 어려운 문제』라고 설득, 『金위원장으로부터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을 끌어냈다』고 방북때 수행한 측근이 밝혔다.
회담 과정에서 金대통령이 한번도 「노」라고 하지 않은 점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라고 한다.
朴대변인은 『金대통령이 미·일·중·러 등 주변4강국과의 관계를 복원시킬 때도 상대방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이견에 대해서는 부정적 견해를 직접적으로 표출하기보다는 논리적으로 설득하면서 합의를 이끌어 냈다』고 설명했다.
朴대변인은 이어 『미국 정부가 남북정상회담 직후 대북 경제제재 완화 조치를 발표한 것도 한·미 두 정상간의 두터운 신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이미 지난 8일 도쿄(東京)에서 가졌던 한·미정상회담에서 묵시적인 합의가 이뤄졌던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황인선기자ISHANG@SED.CO.KR
입력시간 2000/06/19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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