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5060학생 “제2인생” 신바람

“인생은 60부터라고 하지 않습니까. 다시 시작한 공부로 직장까지 갖게 되니 세상이 다 내 것 같아요.” 56세의 늦은 나이로 1년 과정의 충주직업전문학교를 졸업하고 새로운 직장에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박상석(56)씨. 20년 가까이 잘 돌아가던 가전제품 대리점 사장이었던 그는 지난 98년 외환위기이후 된서리를 맞아 모든 것을 잃은 뒤 3~4년간 실의에 빠져 방황의 나날을 보냈다. 그러던 중 직업전문학교 교사를 만나 입학을 권유 받았고 뒤늦게 책상 앞에 앉는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더 이상 인생을 방황하기 싫다`는 생각에 입학을 결심했다. 그는 젊은이들 못지 않은 노력과 끈기로 1년 만에 전기공사 기능사와 전기기기기능사 2개의 자격증을 따냈고 모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전기공으로 실습을 나갔다가 특유의 성실함을 인정 받아 실습이 끝나기도 전에 정식 직원으로 취직했다. 박씨는 “요즘처럼 신바람 날 때도 드물었던 것 같아요. 새로운 분야에서 새 삶을 개척하니 삶이 즐거워 늙지도 않아요”라며 신나는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토목 분야 전문가로 서울대에서 토목기사(6급)로 23년여간 일했던 김쌍세(61)씨도 비슷한 케이스. 미국 LA에서 기독교 서적센터를 운영하기도 했던 김씨는 지난해 정선직업학교를 거쳐 3일 제천기능대학 자동차학과 입학을 앞두고 있다. 미국의 자동차정비업소가 와이셔츠에 넥타이를 매고 근무할 정도로 자동화된 시스템을 갖춘 것을 보고 이를 적용하면 한국에서도 나이 든 사람들이 얼마든지 자동차 정비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직업학교에 입학하게 됐다. 김씨는 지난 1년간 카일렉트로닉스기능사 등 6개의 자격증 필기시험에 합격했고 이 중 3개의 자격증을 취득했다. 그는 “기능대학에서 자동차 관련 기능장과 기술사 자격을 따낸 뒤 꿈인 자동화시스템이 도입된 미국식 정비업소를 개업하고 싶다”고 말했다. 정응기 한국산업인력공단 차장은 “직장을 그만두거나 정년을 앞둔 준고령자 또는 고령자들이 직업전문학교를 통해 기술을 익혀 제2의 인생을 개척하기 위한 출발점으로 삼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오철수기자 cso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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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철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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