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이 재경원차관 성장률 등 하향설정 전망

◎“내년 경제 긴축도 부양도 없다”/대선의식 “정책 무리수” 지양/고비용개선 등 장기대책 치중이환균 재정경제원 차관이 9일 밝힌 내년도 경제전망은 정부의 내년도 경제운용방향이 「대선을 의식한 무리한 경기부양책도 없고 경상수지적자축소를 위한 특단의 대책도 없다」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경상수지 성장 물가 등 거시경제지표중 어느 한가지에 매달릴 경우 갖가지 부작용이 예상되므로 경기중립적으로 정책을 운용하자는 것이다. 별도의 부문별대책으로 경상수지적자를 줄이고 고비용구조개선을 위한 제도개혁을 병행해 장기적인 경쟁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차관은 내년도 경상수지적자규모를 1백50억달러 수준, 물가는 올해 수준(4.5%내외), 성장은 6%대(6.5%안팎)로 예상했다. 현재의 정책기조를 유지할 경우를 가정한 한은의 내년도 경제전망(성장 6.4%, 경상수지적자 1백80억달러, 물가 4.7%)과 유사한 내용이다. 민간연구소들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경상수지적자축소 등 특정한 목표를 위한 무리한 정책을 채택치 않고 경기중립적으로 정책을 집행키로 한 것이다. 이같은 입장은 정부가 예상한 경상수지적자규모에 잘 나타난다. 이차관이 밝힌 경상수지적자규모는 한은 예측보다는 적지만 『내년도 경상수지적자 규모를 올해의 절반으로 축소하라』는 김영삼대통령의 지시와는 거리가 있다. 김대통령의 지시를 따를 경우 경상수지적자를 내년에는 1백10억달러(올해 2백20억달러 예상)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급속한 원화환율절하 ▲통화 및 재정긴축을 통한 저성장이 불가피하다. 급속한 환율절하는 물가불안 및 기업의 환차손급증, 저성장은 기업도산 및 고용불안 등 감당키 어려운 부작용이 따르는 무리한 정책이라고 판단, 채택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경상적자보다는 성장 및 물가가 대선국면의 표향배에 더욱 밀접하다는 판단도 한몫을 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은보다 경상적자규모를 적게 본 것은 원화환율을 올해보다는 다소 절하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분석된다. 6%대의 성장률은 내년도 경기가 상반기중 5%대의 바닥을 치고 하반기부터 회복될 것이라는 예측에 근거하고 있다. 자연스러운 경기순환국면을 볼 때 인위적인 부양책 없이도 달성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또 경상수지적자축소를 위한 인위적인 감속성장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내용이다. 긴축정책 및 부양정책의 배제는 내년도에 정부가 재정은 경기중립적인 균형재정으로 운용하고 통화는 올해처럼 금리동향 및 시중자금사정을 고려해 신축적으로 운용할 것임을 예측케 하는 대목이다. 재경원의 이같은 정책선택은 경상적자확대, 물가불안, 경기침체 등 3대악재가 근본적으로 국가경쟁력의 총체적약화에서 기인한 것으로 지수를 관리하는 거시경제정책으로는 치유하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때문에 고비용구조의 개선을 위한 각종 제도개혁을 좀더 과감히 추진하는 장기적인 경쟁력강화방안이 내년도 경제운용계획에 다수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건설 등 실물경제에 대한 규제완화와 금융산업개편, 통화관리방식의 선진화 등을 통해 경쟁력을 옥죄고 있는 제도적인 요인을 제거하는 내용이다. 경제정책이 경제주체들의 예측가능성을 높여줘야 의미가 있다는 점에서 재경원의 이같은 정책은 정책의 당위성을 논의하기보다는 내년 대선국면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지속되는 것이 더욱 중요한 것으로 보인다.<최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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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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