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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LB 큰 손 스콧 보라스, 잭팟 승부사? 탐욕의 화신?

윤석민·류현진 계약한 美 대표 슈퍼 에이전트<br>"초대형 계약만 골몰… 유망주 관리 소홀" 논란도


메이저리그의 '큰손' 스콧 보라스(59ㆍ미국)가 국내 프로야구를 강타하고 있다. 미국 무대 진출을 선언한 올 시즌 최우수선수(MVP) 윤석민(KIA 타이거즈)이 시즌 중 보라스 측과 계약했다고 지난 7일 털어놓았고 지난해부터 보라스 측과의 계약을 놓고 고심했던 '괴물' 류현진(한화 이글스)도 최근 도장을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석민은 KIA의 동의를 얻으면 내년 시즌부터 메이저리그를 밟을 수도 있고 류현진은 내년 시즌이 끝나야 진출 자격을 충족시킨다. ◇경제학자ㆍ엔지니어까지 가세한 거대 스포츠 기업=한국을 대표하는 두 투수를 모두 품 안에 넣은 보라스는 미국 야구를 대표하는 '슈퍼 에이전트'다. 레이더에 걸리기만 하면 무섭게 쓸어 담는다. 현재 보라스 코퍼레이션 소속 메이저리거는 170여명에 이른다. 추신수(클리블랜드 인디언스)도 보라스의 고객이다. 보라스 코퍼레이션은 미국에서 집값이 가장 비싸다는 캘리포니아주 뉴포트비치에 자리 잡고 있다. 보통 계약 총액의 5%를 에이전트 수수료로 벌어들이니 집값은 문제가 안 된다. 2,100㎡(약 635평) 면적의 2층 건물에는 체육관, 인공폭포, 야외 바비큐 시설까지 없는 게 없다. 총 75명의 직원 구성도 다양해 전직 메이저리거부터 경제학자, 미국항공우주국(NASA) 출신 컴퓨터 엔지니어에 변호사만 3명이다. 또 스카우터들은 아시아를 포함해 세계 곳곳에 파견돼 있고 14명의 연구 집단은 하루도 빠짐없이 모든 경기들을 분석해 보라스에게 보고한다. ◇'잭팟'의 승부사? 탐욕의 화신?=학창 시절 촉망받는 야구 선수였다가 부상으로 꿈을 접은 보라스는 에이전트의 세계에 몸을 던졌고 1985년 연봉 조정 자격을 얻었던 빌 카우딜에게 150만달러 계약을 안기면서 이름을 떨치기 시작했다. 이어 1997시즌 뒤 그레그 매덕스의 5년 5,750만달러 계약으로 5,000만달러 시대를 열더니 1년 뒤 케빈 브라운의 7년 1억500만달러, 2000년에는 알렉스 로드리게스의 10년 2억5,200만달러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세상을 발칵 뒤집어놓았다. 박찬호가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할 때 5년 6,500만달러의 '잭팟'을 이끈 것도 보라스였다. 보라스는 선수에게는 꿈이지만 구단주에게는 악몽으로 통한다. '모 아니면 도' 식의 벼랑 끝 협상으로 골치를 싸매게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팬들은 보라스가 선수들에게도 악몽이라고 주장한다. 스타 선수들이 보라스를 만나 탐욕스러운 돈벌레로 변해간다는 것이다. 보라스는 소속 선수에게 포지션 변경을 촉구하는 '월권'으로 물의를 빚기도 했다. 이름값 있는 고객의 초대형 계약에만 골몰해 유망주 관리에는 소홀하다는 지적도 있다. 윤석민ㆍ류현진이 염두에 둬야 할 대목이다. 떠난 사람들의 말에도 뼈가 있다. 박찬호는 2007년 보라스와 결별하며 "솔직히 편안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언급하기 싫은데 불편했던 게 사실"이라고 말했고 마크 테세이라도 올 3월 12년간 함께 했던 보라스를 해고하며 "나는 야구 선수 테세이라이고 싶다. 보라스의 고객으로 불리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보라스는 2008년 테세이라와 뉴욕 양키스 간의 8년 1억8,000만달러 계약을 성사시켰다. 보라스의 '우수 고객' 중 한 명이었던 카를로스 벨트란도 지난주 에이전트를 교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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