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여파/평균 99.4일짜리… 자금난 가중대기업들이 경기침체를 이유로 중소업체에 대해 납품대금을 늑장 지급하면서 납품단가 인하를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중소기업청과 중소기업진흥공단은 3백35개 중소업체를 대상으로 납품대금 결제조건을 조사한 결과 대기업들로부터 납품대금을 어음으로 지급받는 비중이 올 1월 66.0%에서 최근에는 69.1%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에비해 현금·수표의 비중은 같은 기간 34.0%에서 30.9%로 낮아졌다.
또 어음의 평균 만기일도 지난 1월의 88.9일에서 최근에는 99.4일로 10.5일이나 늘어나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부채질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중소기업들이 받는 어음 가운데 만기일이 91일 이상인 장기어음이 49.8% (올 1월 33.4%)를 차지, 어음의 지급기일을 60일 이내로 규정하고 있는 현행 하도급법이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종업원 20인 이하 소규모 업체들은 57.7%가 91일 이상의 장기어음을 수취, 극심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들은 중소기업들에 대해 납품대금을 늑장지급하면서도 납품단가의 인하를 요구, 경영상의 어려움을 중소기업들에 전가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조사에서 응답업체의 61.4%가 대기업으로부터 납품단가 인하를 요구받았으며 2회 이상 인하요구를 받은 경우도 42.8%에 달했다.
중기청은 최근의 경기불황으로 하도급거래 조건이 악화되고 있는데 대응, 거래실태를 지속적으로 조사해 공표하고 대기업들에 대해 개선을 촉구할 방침이다.<최원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