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어음시장 마비위기/2금융권,자금난기업에 할인 기피

◎은행도 교부심사 강화/사채업자 개점휴업… 중기애로 가중정부가 제2금융권의 어음할인업무에 대한 간섭을 강화하자 이들 금융기관이 자금난에 처한 기업에 대해 아예 어음할인을 중단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심각해지고 있다. 또 은행권은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기업에 대해 어음교부량 자체를 줄이고 있어 기업들이 이중 삼중의 애로를 겪고 있다.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정부가 종금사, 상호신용금고, 할부금융 등 제2금융권에 대해 어음할인기간의 장기화와 만기도래한 어음의 재연장을 촉구하자 이들은 기업의 신용도에 따라 차등금리를 적용하던 종전의 행태에서 벗어나 어음할인을 자제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관련기사 3면> 특히 할부금융사들은 아예 영업전략을 전환, 전체업무중 어음할인업무 비중을 대폭 낮췄다. 30대 계열기업과 하청거래관계에 있는 D회사의 K사장은 26일 『지난달까지는 상호신용금고와 할부금융사 직원이 납품대금으로 어음을 받는 날 정기적으로 회사를 방문, 어음을 할인해 갔으나 이달들어서는 어음을 들고 직접 찾아가도 만나주질 않는다』며 자금난을 호소했다. 한 사채업자는 『내가 아는 대부분의 사채업자들이 개점휴업 상태에 있거나 일찌감치 휴가를 간 상태』라며 일부 초우량대기업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어음할인이 사채시장에서 중단된 상태라고 밝혔다. 은행들은 최근 자금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에 대해 어음책 교부심사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H은행 S지점장은 『최근 어음책 교부심사를 대단히 까다롭게 하고 있으며 가급적 교부량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점장은 『어음교부량을 평상시보다 10%가량 줄였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거래은행을 1∼2개에서 4∼5개로 다변화해 여러 은행에서 어음책을 교부받고 있다. 또 어음이 남아도는 기업으로부터 웃돈을 주고 어음을 구하고 있는 상황이다.<이기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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