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금융

[글로벌 비즈니스] 한국바스프

한국바스프(BASF)가 국내최대의 외국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한국바스프는 이변이 없다면 우리나라에 진출한 외국기업으로는 사상처음으로 올해 연간매출 1조원을 돌파하게된다. 지난해 8,850억원의 매출을 기록, 97년대비 40%정도의 성장을 이룬 바스프는 올해 매출을 1조1,000억-1조2,000억원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한국바스프는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로 온 나라가 얼어붙은 지난해 놀라울 정도로 사업을 확장, 관심을 모았던 기업이다. 지난해초 효성과 한화의 합작지분 모두를 인수해 100% 바스프 투자법인으로 변모했고 5월엔 대상으로부터 라이신사업을 인수했다. 또 동성으로부터 폴리올 사업을 인수했고 1,400억원을 투자, 울산공장 증설에 적극 나서 생산규모를 계속 확대했다. 올해 한국바스프는 자산규모는 9,000억∼1조원수준, 세전 순이익 규모는 지난해의 245억원보다 늘어난 420억∼ 450억원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있다. 한국바스프의 부채비율은 200%수준. 부채의 3분의1은 원화, 나머지 3분의1는 미국달러로 갖고있으며 지난해 원화부채를 상당히 많이 갚았다는 설명이다. 또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5%정도에서 올해는 38∼40%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있다. IMF체제에서 헤어나오느라 축소지향적인 경영을 하고있는 우리 기업들은 한국바스프의 의욕적인 사업확장에 대해 위태롭다는 느낌마저 갖고있지만 실상은 무척 다르다. 프레드 바움가르트너 회장은 『지난해의 대규모 기업인수는 언뜻 전격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장기적 시나리오에 따라 치밀하게 이루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합작형태로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한게 지난 54년이다. 무려 40년이 넘었다. 78년에 효성, 한화등과 합작사업을 시작하며 한국시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석유화학산업에 뿌리내릴 수 있는 사전검토를 해왔다는 의미다. 지난해 3개 계열사를 통합한 한국바스프는 올해 사업부문을 생화학제품 사업부문, 폴리우레탄 사업부문, 유화사업부문, 화학및 무역사업부문, 관리지원부문등 5개로 나누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각 사업부문은 국내에서 생산, 판매활동을 하는 것 뿐 아니라 해외 바스프사로부터 제품을 수입, 국내에 판매하는 업무도 할 예정. 범세계적인 바스프 영업망의 일부임을 분명히 한 조치다.관리지원부문은 전 사업부문에 대한 회계, 재무, 인사, 물류, 전산지원업무를 담당한다. 올해 바스프의 최대목표 가운데 하나가 단일한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일이다. 지난해 확장일변도의 경영정책으로 여러 회사 출신들이 한데 어울리게된 만큼 가장 신경써야할 대목이다. 조직문화 융합에 대해 올해 신년사를 통해 바움가르트너회장은 『오늘부터 어느 회사 출신이냐 하는 것은 더이상 무의미하다. 우리는 모두 한국바스프의 가족이다』라고 선언했다. 또 능력과 성과, 그리고 회사에 대한 기여도에 따라 급여와 승진이 보장된다는 방침도 함께 제시했다. 물론 모두에게 동등한 기회가 주어진다는 약속도 함께 했다. 고용안정에 대해 한국바스프는 분명한 철학을 갖고있다. 바움가르트너회장은 『고용의 안정은 자신이 얼마나 자기개발을 하고 고객을 만족시키느냐에 따라 쟁취되는 것』이라는 원론을 강조하고 있다. 어떤 회사든 경쟁력있는 제품과 가격,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지 못하면 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란 설명도 곁들였다. 이런 원론에도 불구, 한국바스프는 올해 축소지향의 고용조정에 나서지는 않을 방침임을 분명히 하고있는 상황이다. 기업경영의 투명성에 대한 자세도 남다르다. 한국바스프는 「회사구성원간의 신뢰는 투명한 정보의 공유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밝히고있다. 오는 3월 처음으로 98년 경영실적을 공개하는 회의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오는 7월엔 각 사업부문의 경영실적을 공개하고 99년 전반기 경영실적을 10월에 개최할 예정이다. 경영실적 공개를 위한 1년계획이 이미 마련돼 있는 것이다. 한국바스프는 올해도 투자를 계속 확대할 계획이다. 이미 1,400억원 가량을 투자, 울산에 공장을 건설중이며 추가 기업인수는 상황에 따라 추진할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바움가르트너회장은 『마음에 두고있는 기업은 있으나 상대방의 매각의사나 가격이 문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장기적인 검토를 거쳐 신중히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사실 한국바스프가 놀라운 성장을 거듭하자 일각에선 지금같은 추세라면 올해안에 30대 그룹에 진입하는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바스프는 『우리는 그룹 순위보다는 고객만족, 직원만족, 수익성향상등에만 관심을 두고있다』며 양적인 측면만 바라보는 한국적 풍토에 불만을 토로하기도 한다. 【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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