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득심(以聽得心). '귀를 기울이면 마음을 얻을 수 있다'라는 뜻의 고사성어다. 소통과 경청에 대해 이 옛말만큼 지금의 세태를 잘 반영하는 말은 없을 것이다. 이 말을 되뇌면서 남의 말에 귀 기울인다는 것이 쉬운 것 같으면서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
최근 발생한 반인륜적 범죄행위의 대부분이 소통의 부재에서 오는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것은 물질 만능주의 풍조 가운데 '나만 잘살면 된다'라는 인식이 만연해지면서 태동한 문제라고 생각된다. 물질이 우선시되고 자기 감정에만 충실한 나머지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사라진 것이다.
진정한 소통의 근본은 경청에서 시작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청(敬聽)의 사전적 의미는 남의 말을 공경(恭敬)하는 태도(態度)로 듣는 것이다. 이러한 소통과 경청의 자세는 기업경영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미국을 대표하는 정보기술(IT)기업인 구글사의 '지메일'과 '스트리트 뷰'가 탄생한 배경에는 '소통과 경청'이라는 평범하면서도 놀라운 비결이 숨어 있었다. 직원들 간의 일상적인 대화 속에서 우연히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발견했고 이것이 개발로 이어진 것이다. 2015년에 입주 예정인 구글의 신사옥은 직원 간 소통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한다. 나선형 통로를 만들어 2분30초면 어떤 직원들과도 소통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하니 '소통경영'의 효과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고 있는 일례다.
우리 기업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상대방의 의견을 경청하고 존중하는 소통문화 속에서 기업의 경쟁력이 발휘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최고책임자는 조직원들의 의견을 듣는 인내심을 발휘해야 원활한 소통을 할 수 있다. 상급자는 하급자의 다양한 의견도 수용할 수 있어야 하며 동급자 간에도 끊임없는 소통을 해야 한다. 또한 협력업체 간에도 서로가 원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기업이란 조직원 1명이 혼자서 이끌어갈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상호 협력을 통한 하나의 유기체가 돼 움직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끊임없는 소통을 통해 의견을 수용하고 서로가 원하는 바를 조화롭게 실현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독일인들은 평소 다른 사람의 말을 잘 경청하며 중간에 끼어드는 법이 없다고 한다. 심지어 독일 사람들은 말다툼을 할 때도 상대방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가면서 싸운다고 한다. 타인의 의견과 제안을 신중하게 고려하는 것이 몸에 배어 있는 것이다. 소통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지금, 독일인들의 경청의 자세를 본받아가며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소통의 정도(正道)를 통해 신뢰의 지평을 넓혀가는 기업과 사회가 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