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롯데마트, 베트남 사업 ‘삐걱’

협력사와 지분 갈등 이어 현지 1위 업체 견제도 거세져<br>누적적자만 250억


롯데마트의 베트남 사업에 '비상등'이 켜졌다. 협력업체와 지분 등을 놓고 벌어진 갈등으로 합작법인 운영에 균열이 발생했고, 현지 1위 업체인 쿱(Coop)마트의 견제도 더욱 거세졌기 때문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마트와 베트남 현지 협력사인 민반기업(Minh Van Private Enterprise)이 지분에 대한 이견으로 사이가 껄끄러워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롯데마트의 베트남 사업에 제동이 걸리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사회주의 국가인 베트남에서 사업을 하기 위해서는 현지 기업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롯데마트와 민반사는 지난 2005년 12월 롯데마트의 베트남 사업을 위한 합작법인을 설립했다. 지분율은 롯데마트가 80%, 민반사 20%다. 롯데마트는 현지 법인 설립 3년만인 2008년 12월 호치민시 7군에 현지 1호점인 남사이공점을 오픈하고 지난해 7월 호치민시 11군에 2호점인 푸토점을 열었다. 베트남 진출 후 순탄하게 사업이 성장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최근 2호점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양사의 관계가 틀어졌다. 2호점을 예정보다 2개월 늦게 연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고 있다. 양 사가 맞잡은 손을 놓게 된 이유는 지분 관계 때문이란 분석이다. 롯데마트는 운영 자금 확보를 목적으로 합작법인의 자본 증자를 요구했지만 증자 시 지분율이 줄어들 것을 우려한 민반 측이 이를 반대했다. 이후 민반 측은 증자보다는 지분 20%를 모두 롯데마트가 인수하는 카드를 꺼냈지만 롯데마트는 이 제안을 거부했다. 민반 측이 지분을 모두 처분하면 협력관계도 끝이나 사업 유지가 불투명해지기 때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지 사업 파트너의 역할이 크지 않다 보니 협력사 지분율을 낮추려다가 된서리를 맞게 된 셈"면서 "서로간 신뢰가 무너져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는 게 현지 업체들 반응"이라고 말했다. 롯데마트에 감정이 상한 민반 측의 사업 견제도 시작됐다. 비공식적으로 정부당국에 도움(?)의 손길을 뻗은 것. 현지 당국은 간접적으로 롯데마트를 압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식적으로는 두 업체가 알아서 원만히 해결하라는 게 베트남 정부의 입장"이라면서도 "세금 폭탄 등 우회적인 방법으로 롯데마트에 힘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정부와 협력사 간 관계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롯데마트가 현지에서 추가로 매장을 여는 것은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지 1위 마트인 쿱(Coop)마트의 방해공작도 나날이 거칠어 지고 있다는 것도 악재다. 국내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베트남인들이 자국 상품과 브랜드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면서 "외국업체에 호의적이지 않은 편"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롯데마트는 현재까지 베트남에서 약 250억원의 누적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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