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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뻐지면서 돈도 아끼고… 여성들 열광
방판 화장품 젊은층 사로잡다바쁜데 찾아와서 좋고… 샘플도 듬뿍 받고"품질 좋다" 입소문에 다단계 이미지 사라져3년새 20~30대 구매 비중 두자릿 수 달해
심희정기자 yvette@sed.co.kr
‘엄마’들의 전유물이었던 화장품 방문판매 시장에 20~30대 젊은 여성들이 새롭게 진입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방문판매 사원이 고객들에게 제품을 소개하는 모습. /사진제공 = LG생활건강
온라인쇼핑몰이나 원브랜드숍에서 핫 아이템 위주로 화장품을 사던 대학원생 이모(24) 씨는 최근 화장품 브랜드 방문판매로 기초 화장품을 비롯해 샴푸, 건강식품까지 구입하고 있다. 방문 판매는 '엄마'들의 전유물이라 생각했지만 점심 시간 회사 근처 카페에 찾아온 방문 사원을 통한 구매로 시간도 절약하고 구매한 제품의 용량만큼 샘플을 잔뜩 얻어 지갑이 두둑해진 느낌이다.
20~30대 젊은 여성들이 아날로그 스타일의 '방문판매 화장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각양각색의 화장품이 마치 '패스트패션'처럼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아날로그적인 '슬로 판매' 스타일의 방문판매가 불황기 뷰티 고수들의 쇼핑 노하우로 떠오르고 있는 것.
11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3년간 20대 고객 비중이 2010년 7.7%에서 올해 10.1%로 두 자릿수로 높아졌고, 30대 역시 같은 기간 19.4%에서 19.8%로 늘어났다. 반면 40대는 여전히 주고객층이긴 하지만 최근 가격이 저렴한 신규 브랜드들의 시장 유입으로 2010년 대비 2.2% 포인트 줄어든 32.5%를 유지했다.
LG생활건강 역시 최근 3년간 20~30대 구매 비중이 42%이며 이 가운데 20대가 12%에 달해 젊은 여성들 사이에 방판 선호층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20~30대 젊은 여성들이 애용하는 네이버 대표 뷰티 카페인 '카페 파우더룸'에는 방문판매 구입 관련 글이 올 11월 현재 1,100건이나 올라와 있다.
젊은 여성들이 화장품 방문 판매를 선호하게 된 이유로는 ▦광고 없이 입소문으로 인증된 높은 제품 신뢰도 ▦백화점이나 브랜드숍에서 받을 수 없는 정품 용량 이상의 넉넉한 샘플 ▦맞춤형 개인 뷰티 컨설팅 ▦바쁜 스케줄 속에 찾아오는 서비스 등이 꼽힌다.
특히 요즘 같은 불황기에는 백화점이나 온라인쇼핑몰에서 살 때보다 샘플을 더 많이 제공해 지갑이 얄팍한 젊은 층에게는 매력적인 구매요소가 되고 있다. 또 방판 제품의 품질이 좋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과거 다단계 판매 이미지 같은 부정적인 인식도 사라진 지 오래다. 주부 박모(37) 씨는 "방문판매로 화장품을 구입하면 구입한 제품보다 더 많은 양을 샘플로 받아 저렴한 가격에 화장품을 구입한 격이 된다"며 "특히 판매 사원과 친해 지면 신제품 정보도 백화점 VIP 수준으로 빨리 얻고 질 좋은 서비스를 받는다"고 귀띔했다.
브랜드숍ㆍ플래그십스토어ㆍ드럭스토어 등 다각화된 유통 채널로 뷰티 업계는 불황 속에서도 호황을 누리고 있는 가운데 특히 방문 판매 채널도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화장품 방판 시장 규모는 2조3,300억원으로 5년 전(1조5,700억원)과 비교해 50%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방문판매로만 화장품을 판매 중인 김정문 알로에의 관계자는 "아줌마들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방문 판매에 대한 인식이 좋아지면서 젊은 고객층과 젊은 컨설턴트들의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