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새 봄 연극계 '7080 바람'

강남개발·포장마차·철거 등<br>추억 소재로 한 공연 잇따라<br>해외작품들도 복고대열 합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오장군의 발톱'

다양한 소재와 참신한 작품이 선보이는 대학로 연극계에 향수를 자극하는 '복고풍' 연극이 잇달아 무대에 오르고 있다. 한 동안 연극 무대에는 고전을 재해석한 작품이나 창작 현대물이 주류를 이뤘지만 최근 아련한 추억을 소재로 한 작품이 제작돼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이다. 특히 개발연대인 1970~80년대를 배경으로 한 '토너먼트' '순우삼촌' '오장군의 발톱' 등은 평단으로부터 호평을 얻고 있는 기대작으로 꼽힌다. ◇개발독재 1970~80년대 그린 작품들= LG아트센터가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제작하는 연극 '토너먼트'는 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앞둔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다. 작품의 줄거리는 개발 독재의 그늘을 집중적으로 조명한다. 당시 전두환 정권은 국제 이벤트를 준비한다는 명복으로 거리 노점상과 포장마차를 철거한다. 잠실 석촌호수 변의 포장마차촌을 무대로 삼은 것도 관객들에게 아련한 추억을 자극하기 위한 연출자의 의도다. 서로 닮았지만 너무나 다른 삼형제가 각기 펼쳐가는 인생을 따뜻한 시선으로 응시한다. 2004년 화제작인 '죽도록 달린다'의 서재형 연출가와 한아름 작가가 또 한번 호흡을 맞췄다. LG아트센터에서 오는 20일부터 25일까지 진행된다. (02)2005-0114. 서울시 극단이 올해 준비한 두 편의 연극도 옛 추억을 자극한다. 창작연극 '순우삼촌'과 '7인의 기억'이 바로 그것. 순우삼촌도 격변의 1970년대 잠실에 살았던 한 대가족의 와해(瓦解)를 다룬다. 1970년대 서울 강남이 개발되던 시기에 잠실에서 농사를 짓고 사는 대가족이 주인공이다. 가난한 농사꾼에겐 삶의 터전이었지만 부자들의 투자 대상으로 변질돼 버린 공간으로서 잠실을 담담한 시선으로 묘사했다. 7인의 기억도 1972년 10월, 당시 고등학생 7명이 겪은 유신헌법 비판 유인물 제작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두 작품은 오는 9일부터 내달 1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세종M씨어터에서 선보인다. (02)399-1114. ◇공연불가 받았던 '오장군의 발톱'= 극작가 박조열씨가 1974년 발표해 큰 반향을 일으켰던 '오장군의 발톱'이 35년 만에 명동예술극장으로 돌아온다. 1975년 극단 자유극장이 명동국립극장(현 명동예술극장)에서 막을 올릴 예정이었으나 공연불가 판정으로 결국 무산됐던 작품이다. 작가는 한국전쟁 당시 최전방에서 복무했던 경험을 작품에 생생하게 담아내 호평을 받았다. 특히 모든 것이 평화로운 고향마을을 다룬 전반부와 차갑고 비인간적으로 묘사한 1950년대 군대를 재현해 당시의 상황을 떠올리게 만든다. 제작진이 사실적인 무대를 연출하기 위해 의상ㆍ조명ㆍ음악 등을 꼼꼼하게 준비했다. 오는 9일부터 25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관람할 수 있다. 1644-2003. 복고풍의 바람은 국내 원작 연극 뿐 아니라 해외 작품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연극열전3의 네 번째 작품인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1930년대 대공황 이후의 미국 사회를 배경으로 회상에 젖게 만든다. 이 작품은 연극 뿐 아니라 할리우드 고전 영화로도 소개돼 골수 팬들이 적지 않다. 1951년 엘리아 카잔 감독에 의해 비비안 리, 말론 브란도 주연으로 한국에도 개봉돼 눈물샘을 자극했다. 연극은 1955년 유치진 연출로 원각사에서 한국 초연된 이후 꾸준히 무대에 올랐다. 문삼화 연출에 배종옥ㆍ이석준ㆍ이승비 등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한다. 내달 23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계속된다. (02)766-6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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