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교포인 세계랭킹 2위 리디아 고(18)가 세계 1위 박인비(27·KB금융그룹)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
리디아 고는 24일(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의 밴쿠버GC(파72·6,656야드)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캐나다 퍼시픽 오픈에서 연장전 끝에 우승했다. 공동 선두로 출발한 리디아 고는 4라운드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해 이날 5타를 줄인 스테이시 루이스(미국)와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로 동률이 됐으나 첫 번째 연장전에서 파를 지켜 루이스를 돌려세웠다.
리디아 고는 이 대회에서만 세 번째로 우승하며 캐나다와의 각별한 인연을 이어갔다. 그는 아마추어 시절인 지난 2012년과 2013년 2년 연속으로 이 대회 정상을 밟았고 이번에는 프로 신분으로 2년 만에 다시 우승했다.
2월 호주 여자오픈과 4월 스윙잉스커츠 클래식에 이어 시즌 3승(통산 8승)째를 거둔 그는 박인비와의 '1인자' 경쟁에 다시 불을 지폈다. 리디아 고는 이번 대회 공동 9위를 기록한 박인비와의 세계랭킹 포인트 차이를 3.06점에서 1.87점으로 좁혔다. 리디아 고는 2월2일 박인비를 밀어내고 세계 1위 자리를 꿰찼으나 20주 만인 6월에 박인비에게 다시 밀려났다. 그 사이 박인비는 위민스 PGA 챔피언십 등에서 3승을 거뒀고 1위를 탈환한 후에도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우승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뤘다. 리디아 고는 위민스 PGA 챔피언십 컷오프, 직전 대회인 포틀랜드 클래식 공동 46위 등으로 다소 침체했지만 4개월 만의 우승으로 분위기를 바꾸는 데 성공했다. 시즌 상금에서도 2위인 리디아 고는 170만달러로 1위 박인비(224만달러)와의 격차를 줄였다. 이번 대회 우승상금은 33만7,500달러(약 4억원)였다.
이날 리디아 고는 세계 3위인 강자 루이스를 연장 승부 끝에 꺾어 더욱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었다. 버디 1개와 보기 1개를 맞바꾼 리디아 고는 마지막 18번홀(파4) 버디 퍼트가 홀 바로 앞에 멈춰 우승을 확정 짓지 못했다. 18번홀에서 열린 첫 번째 연장전에서 루이스가 두 번째 샷을 러프 깊숙한 곳으로 보내 보기를 한 반면 리디아는 2온에 성공한 뒤 1m 파 퍼트를 홀에 떨궈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역전의 여왕' 김세영(22·미래에셋)과 지난해 이 대회 챔피언 유소연(25·하나금융그룹)은 1타가 모자라 연장에 합류하지 못하고 공동 3위(11언더파)를 차지했다. 김세영은 마지막 홀 2m가량의 버디 퍼트가 살짝 빗나가 아쉬움을 남겼고 유소연은 이날만 8타를 줄인 뒷심이 빛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