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간 오지 황무지가 울창한 숲으로.’ SK그룹의 35년 나무사랑이 결실을 얻고 있다. 30일 SK그룹에 따르면 지난 1973년 고 최종현 회장이 황무지였던 충북 충주 인등산에 심은 30㎝ 크기의 나무가 지금은 지름이 30㎝인 우량목으로 자라 국내 대표적인 조림 성공 사례로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이곳에서 생산되는 호두는 ‘우리숲’이라는 브랜드로 시판돼 인기가 한창이라는 것. 고 최 회장은 35년 전 벌거숭이산에 나무를 심어 30년 후 고급 목재로 자라면 이를 인재 양성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하겠다며 조림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당시 “서양 사람들이 잘 먹기 때문에 체격이 좋은데 나무도 잘 먹이고 보살펴야 잘 클 수 있다”며 “사람 키우듯 나무를 키우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나무를 통한 인재 양성 구상은 처음에는 반대가 심했다. 조림사업은 투자기간이 길고 사업 전망도 불투명하다는 게 이유였다. 그러나 고 최 회장은 “나라를 사랑하는 사람이 나무를 심는다”는 말로 조림사업을 밀어붙였다. 그룹의 한 관계자는 “조림지도 부동산 가치 등을 고려해 일각에서는 수도권 근처를 주장했다”며 “그러나 고 최종현 회장은 ‘땅장사를 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지역주민과 국가에 이익을 주기 위해 오지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최 선대 회장의 강력한 의지로 SK그룹은 1972년 서해개발주식회사(현 SK건설 SK임업 부문)를 만들어 이듬해부터 나무 심기에 주력했다. 그 결과 SK임업은 현재 충주 인등산, 천안 관덕산, 영동, 오산 등 4개 사업소 모두 4,100㏊(약 1,200만평ㆍ여의도 면적 90만평의 13배)의 임야에 조림수 40종, 조경수 80여종 등 378만본의 나무를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