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국민들은 중도 정당에 힘 실어줘
23일(현지시간) 치러진 스위스 총선에서 선거 전 예상과는 달리 `이민 반대'를 선거전략의 전면에 내세운 극우 민족주의 정당인 스위스국민당(SVP)이 패배했다.
스위스 공영방송 SF는 스위스국민당이 총 200석이 걸린 하원투표에서 최다 득표 정당의 자리를 지켰지만, 득표율이 25.9%에 그쳐 2007년 총선(28.9%) 때 보다 3% 정도 득표율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당초 이번 총선의 관심사는 스위스국민당이 1919년 이후 처음으로 총선에서 30%의 지지율을 넘을 수 있느냐였지만 스위스 유권자들은 극우 보수정당에 더 이상 힘을 보태주지 않았다.
이날 하원 선거와 함께 치러진 46석의 상원선거에서는 스위스국민당을 농촌의 군소정당에서 오늘날의 거대정당으로 키워낸 크리스토프 블로허 의원이 의석을 잃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도좌파 사회민주당은 18.9%의 득표율로 4년전에 비해 0.6% 하락했다. 또 중도파인 자유민주당과 기독민주당, 녹색당도 지지율이 하락했다.
반면 군소정당인 녹색자유당과 지난 2008년 스위스국민당에서 분리 독립한 보수민주당은 각각 5.5%와 5.4%를 얻어 약진했다.
정치 분석가들은 이 같은 결과에 대해 스위스 유권자들이 좌우 양극단보다는 균형추를 잡아줄 수 있는 중도 정당에 무게를 실어준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총 28개 정당이 난립하고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선거 시스템을 갖고 있는 스위스에서는 이번 총선의 결과가 곧바로 연방각료회의(연방정부) 구성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당별 득표율 분포에도 큰 변화가 없어 7명으로 구성된 연방각의의 각료 배분도 이전과 큰 차이가 없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