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각 증권사들은 “지난 10일 이후 뱅가드가 국내 증시에서 본격적인 물량 출회가 시작됐다”며 “특히 출회 물량이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뱅가드는 미국계 초대형 펀드 운영회사로 지난 해 10월 투자 기준지수를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에서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로 바꾸며 국내 증시에서 90억 달러(약 9조5,000억원) 가량을 뺀다고 예고했다. 이에 따라 뱅가드가 매주 국내 증시에서 줄여야 하는 물량은 4%(약 3,800억원)에 달한다. 주간 단위 변경 기준일은 매수 수요일로 FTSE는 MSCI 신흥시장에서 한국 비중이 높다는 측면에서 뱅가드를 위해 벤치마크 변경을 위한 지수를 임시로 만들었다.
이영준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수 변경으로 발생하는 펀드의 추적 오차를 줄이기 위한 기존 리밸런싱 관행(지수반영 전날 매매)에 따라 뱅가드는 매주 화요일쯤 한국 주식을 매도하는 리밸런싱을 진행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지혜 교보증권 연구원은 “뱅가드 투자 기준지수 변경에 따라 지난 주 외국인 비차익 매도가 우려되었으나 주간 단위 수급은 매수 우위로 마감됐다”며 “이 과정에서 화요일과 수요일 비차익 매도가 집중되는 경향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0일 이후 15일(화)과 16일(수) 외국인은 각각 2,277억원, 904억원을 순매도 했다. 역시 화요일인 이날도 2,116억 원 가량을 대거 팔았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뱅가드는 전체 111개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와 같이 매도 규모가 큰 종목은 일정 수준 이상을 꾸준히 팔지만 여타 종목들은 전략적으로 수익 등을 고려해 파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며 “이에 따라 종목별 영향도 차등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