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경영은 우리가 먼저.’
지난해 4월 그룹 출범과 함께 제시됐던 한진중공업의 경영이념이 뒤늦게 재계의 조명을 받고 있다. 발표 당시에는 그다지 눈길을 끌지 못했던 한진중공업그룹의 경영이념은 다름아닌 ‘창조경영’. 이건희 삼성 회장이 재계 화두로 던졌던 창조경영을 3~4개월 앞서 그룹의 공식적인 경영이념으로 채택하고 실천해왔던 셈이다.
한진중공업이 선보였던 ‘창조의 원’이라는 기업이미지(CIㆍ그림)도 새삼 주목받고 있다. 회사 측은 창조경영의 의미를 CI에 담아내고자 6개월의 준비기간을 거쳐 다듬어지지 않은 비정형의 두 원이 합쳐지는 모양의 도안을 만들었다. 두개의 원은 새로운 화합과 혁신, 발전, 무한한 가능성 등을 의미한다.
한진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창조경영의 정신은 고(故) 조중훈 회장이 평소 강조했던 ‘창의’에서 비롯됐다”며 “삼성그룹의 경영이념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의 창조경영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술이나 아이디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한진중공업의 경영이념은 가치창조ㆍ신뢰창조ㆍ미래창조의 개념을 포괄적으로 담아내고 있다는 얘기다.
한진중공업은 창조경영의 산물로 필리핀 수빅조선소 건설과 크레인 진수공법 등을 꼽는다. 수빅조선소는 국내 조선소 부지가 협소하다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린 사례이며 크레인 진수공법은 선박을 미끄러뜨려 진수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해상 크레인으로 들어 올려 진수한 국내 최초의 사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