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을 털던 중국인이 집주인인 경찰관에게 붙잡혔다.
서울 서부경찰서 소속 이모(35) 경사는 6일 오후 4시30분께 운동을 마치고 서울 은평구 대조동 자신의 집에 도착했을 때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당시 비번이었던 이 경사는 다세대 주택 1층에서 가방을 멘채 휴대전화로 통화중인 중국 여성을 봤고 2층으로 올라가면서 점퍼가 불룩한 한 남자가 계단을 내려오는 것을 봤다.
이어 자신의 집인 201호 앞에 또 다른 한 남자가 어정쩡하게 서있는 것을 보고 "너 뭐야"라고 소리치며 붙잡은 뒤 주머니를 뒤져 드라이버를 찾아냈다.
현관문을 살펴보니 손잡이는 이미 뜯겨있었다.
이 경사는 곧바로 공범 2명을 잡으려 했으나 달아나는 것을 보고 112에 신고했으며 출동한 경찰관들에게 일단 남자를 넘겼다.
조사결과 이 경사가 붙잡은 남자는 2004년 9월 강원도 모 대학으로 유학온 중국인 설모(23)씨로 달아난 중국인 여성 1명과 남성 1명은 설씨의 고향친구로 드러났다.
설씨 등은 같은날 오후 2시부터 이모(34)씨의 단독주택 등 이 경사의 집 주변빈집 3곳을 털어 현금과 귀금속 등 모두 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설씨를 특수절도 혐의로 현행범 체포해 조사하는 한편 설씨가 지난달 말부터 최근까지 4차례에 걸쳐 컴퓨터와 시계 등 5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중국에 보낸 소포 영수증을 확보하고 여죄를 수사 중이다.
이 경사는 "운동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는데 집 주변에 이상한 사람이 있어 무슨일이 있음을 직감했다"며 "더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어 다행"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