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채권단 "현대 대출 만기연장도 중단"

"MOU 안 맺으면 내달부터 모두 갚아야" 초강수

현대그룹 채권단이 현대그룹 여신에 대해 연장(차환)을 중단하는 '초강수'를 선택했다. 지난 8일 채권단의 신규여신 중단조치에 이어 취해지는 이번 제재로 현대그룹의 금융권 자금조달길은 사실상 모두 막히게 됐다. 현대그룹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29일 산업은행ㆍ신한은행ㆍ농협으로부터 현대그룹 여신 만기연장 중단 동의를 받았다. 이에 따라 현대그룹의 모든 대출은 오는 8월2일부터 만기연장이 막히게 된다. 채권단이 특정 그룹 여신의 만기연장을 중단하기는 유례없는 일이다. 외환은행의 한 관계자는 "아직 현대그룹의 입장표명을 기다리고 있다"며 "현대그룹이 채권단과 양해각서(MOU)를 맺지 않으면 다음달부터 만기가 돌아오는 대출을 모두 갚아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만기 도래하는 현대그룹의 금융권 여신액은 약 5,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현대그룹은 현재 1조3,000억원 수준의 유동성을 보유해 당장 경영에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지만 채권단과의 갈등이 지속되면 결국 유동성 악화 등 회사 경영에 큰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보유자금을 은행대출 상환에 쓰는 것 자체가 회사경영에 큰 부담을 주는 것"이라며 "정상적인 영업활동 전개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기업의 신용등급 및 주가 하락 등 현대그룹이 입게 될 유무형의 피해가 점차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 당국은 현대그룹 MOU 체결을 이른 시일 내에 마무리하기 위해 채권단을 압박하고 있어 현대그룹의 입장을 확인하는 대로 '기존대출 강제회수'라는 극단적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당초 채권단은 현대그룹을 설득하는 방법으로 MOU 체결을 유도하려 했지만 금융 당국이 기존 대출을 회수하더라도 이른 시일 내에 MOU를 체결하라고 종용해 채권단의 입장이 바뀌었다"며 "현대그룹의 입장에 따라 양측이 극단적인 상황을 맞을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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