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발언대/12월 6일] FTA가 대ㆍ中企 동반성장의 해법

요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문제가 뜨거운 이슈이다. 이 문제는 사실 중소기업 판로가 대기업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데서 비롯한다. 대기업에 대한 높은 의존도는 지난 1970년대 산업화 과정부터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현재 수급 중소기업의 매출에서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0% 이상이다. 물론 그동안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문제는 경제성장 덕분에 가려져 왔다. 그러나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가격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대기업은 납품 중소기업을 압박하게 된다. 대기업 납품이 끊기면 기업의 생사가 달려있는 중소기업은 다른 선택이 있을 수 없다. 중소기업들이 새로운 판로개척에 나서야 하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국내시장은 한계가 있다. 시장규모ㆍ인구감소ㆍ노령화 등을 감안할 때 궁극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 또 좁은 국내시장에서 경쟁하다 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문제가 아니라 중소기업 간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따라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국내시장에서 판로개척은 대안이 될 수 없다. 중소기업의 판로개척은 글로벌시장에서 이뤄져야 한다. 이미 중소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은 충분히 검증됐다. 세계시장을 장악하는 한국산 휴대폰에, 세계 곳곳의 거리를 누비는 한국산 자동차에는 중소기업의 부품이 들어가 있다. 다만 중소기업의 글로벌시장 진출이 정체된 게 문제다.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중소기업 차지하는 비중은 몇 년째 30%대 초반에 머물러 있다. 심지어 완제품을 만들어도 직접 시장에 파는 것이 아니라 이를 납품하는 경우가 크게 증가하는 추세다. 그런 점에서 자유무역협정(FTA)을 서둘러야 한다. 중소기업의 글로벌시장 진출 필요성이 절실한 요즘 FTA보다 더 나은 대안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FTA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국내시장에서 해외기업과의 경쟁을 지나치게 의식한 탓이다. 그렇지만 피해지원에 너무 연연할 필요가 없다. 미국과의 FTA 때문에 피해가 예상되는 품목이 유럽연합(EU)시장에서 잘 팔릴 수 있다. 진정한 피해지원은 중소기업의 제품이 어느 나라와의 FTA에 유리한지를 알려 주고 그 나라에 적합한 판로를 지원해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FTA는 치열한 글로벌시장에 진출하는 중소기업에 선물할 수 있는 가장 세련된 무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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