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유럽 위기로 美 금리인상 늦출 것"

그리스등 디폴트 위기, 美경기회복에 악영향<br>"내년이후까지 긴축정책 전환 않을 것" 42%<br>대부분 12월 인상 예상속 내년초 점치기도


유럽의 재정위기 여파로 미국의 금리인상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월가에서 확산되고 있다. 유로존의 긴축정책 여파로 유럽의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면서 미국의 경기회복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가 이코노미스트 5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례 경제전망 설문조사 결과 미국 경제가 확장 국면에 들어섰지만 그리스발 재정위기로 유럽 경제의 불확실성이 증폭됨에 따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인상을 좀더 미룰 것이라고 보는 의견이 늘어났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57명의 이코노미스트 가운데 42%는 FRB가 내년 혹은 그 이후까지 긴축 정책으로 전환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4월 시행된 조사에서는 내년 이후 긴축 정책으로 선회할 것이라는 응답 비중은 28%에 불과했다. 응답자들이 전망한 연말 기준금리 평균치는 1월만 해도 0.95%에 달했으나 ▦2월 0.91% ▦3월 0.79% ▦4월 0.74% ▦5월 0.59% 등으로 뚝 떨어졌다. 특히 올 상반기까지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응답한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2월까지만 해도 UBS 등 11명의 이코노미스트가 상반기 중 금리인상을 단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월가 이코노미스트들이 제시한 평균적인 금리인상 시기는 올 12월로 나타났다. 2월의 금리인상 전망시점(9월)과 비교하면 3개월이나 늦춰진 셈이다. 모건스탠리는 FRB가 올 하반기부터 급격한 긴축에 돌입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이번주에는 금리인상 예상 시점을 내년 초로 수정했다. 모건스탠리는 2월까지 연말 기준금리 예상치를 1.5%로 제시하는 등 급격한 금리 인상을 점치기도 했다. 연방 금리선물시장도 유럽 쇼크를 반영하고 있다. 시카고 선물시장에서는 FRB가 오는 11월까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이달 초까지만 해도 90%에 육박했으나 이번주 들어 40%까지 뚝 떨어졌다. WSJ는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국가의 디폴트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미국 경제를 흔들지는 않겠지만 상황이 악화하면 유럽의 수입수요가 둔화하고 유럽은행이 대출을 죌 것"이라면서 "FRB 당국자 입장에서 유럽의 위기는 글로벌 금융시장의 취약성을 새삼 부각시키는 한편 경기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는 외부충격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데니스 록하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달 11일 "그리스 재정문제로 촉발된 유럽의 위기는 재발할 수 있다"고 말했고 제임스 블러드 세인트루이스 총재도 같은 날 "그리스 위기가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증폭시킬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런 발언은 유럽 문제를 보는 FRB 내부의 기류를 잘 반영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의 올해 물가상승률이 FRB의 억제 목표선 3%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것도 FRB가 금리인상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응답자들은 올해 내내 소비자물가(CPI) 상승률이 2%대 머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FRB의 통화정책의결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차기 정례 회의는 6월22일부터 이틀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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