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리키즈'들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무대를 뒤흔든 한 해였다. 24일(한국시간) LPGA 투어챔피언십을 끝으로 올 시즌을 마감한 LPGA 무대에서 한국낭자들의 돌풍은 거셌다.
상금왕을 거머쥔 신지애(21ㆍ3승)를 비롯해 최나연(23ㆍ2승), 지은희(23), 김인경(21), 오지영(21), 이은정(21), 허미정(20), 송보배(23ㆍ이상 1승) 등 20대 초반의 어린 선수들이 챔피언 자리에 오르며 올 시즌 27개 대회에서 한국 선수가 11승을 합작했다.
지난 2006년에 작성한 한국 선수의 역대 한 시즌 최다승과 동률이지만 올해는 신지애라는 압도적인 실력의 스타가 탄생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2006년에는 모두 11명의 선수가 11승을 거둔 반면 올해는 신지애가 혼자서 3승을 일궈내며 LPGA 올해의선수 문턱까지 갔다.
◇신지애 돌풍 거셌다=지난해 선보였던 예고편은 전혀 과장되지 않았다. 신지애는 정식으로 데뷔하기 전인 2008년 LPGA투어에서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을 포함해 3승을 일궈내며 '스타 탄생'을 예고했었다. 정식 입회한 올해 신지애는 상금왕ㆍ신인상ㆍ공동다승왕을 거머쥐며 명실상부 LPGA 최고 선수로 떠올랐다.
25개 대회에 나와 '톱10'에 든 게 12번으로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쳤고 드라이버샷 정확도가 LPGA투어 선수 가운데 김미현(32ㆍKT)에 이어 2위에 오를 정도로 정확한 샷을 구사했다. 평균 퍼트 수 등 다른 부문에서도 대부분 톱10에 들어갈 정도로 빼어난 실력을 뽐냈다.
◇세리키즈가 11승 합작=신지애 이전에 한국골프를 대표했던 박세리(32)는 올해 스테이트팜클래식에서 1타차로 준우승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박세리를 보며 골퍼의 꿈을 키운 세리키즈들은 올해 승승장구했다.
최나연은 한국기업들이 스폰서로 나선 삼성월드챔피언십과 하나은행ㆍ코오롱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2승을 챙겼고 지은희는 US여자오픈 챔피언에 올랐다. 오지영과 김인경이 지난해에 이어 1승을 올렸고 허미정, 송보배 등이 감격적인 생애 첫 승을 신고했다.
반면 2006~2008년 줄곧 1승씩 거뒀던 이선화(23ㆍCJ)와 지난해 US여자오픈 우승자 박인비(21ㆍSK텔레콤)가 올해 우승컵을 안지 못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또 박세리, 김미현, 한희원(31ㆍ휠라코리아) 등 선배급 선수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우승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며 '세월의 무게감'을 느꼈다.